지난 3월 18일 용인시의회 본회의에서 용인시민관협치위원회 조례안이 통과됐다. 이제 4월 공식 발효되고 5월 초 정식으로 위원회를 구성하면 용인 시민사회의 20여 년 노력이 결실을 맺게 되는 것이다. 사실 용인은 수도권의 대표적인 난개발 도시라는 불명예를 안아 왔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용인시민들의 난개발 방지를 위한 노력도 있었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시민들의 노력과 행동을 님비, 즉 지역이기주의로 폄훼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지적에도 불구하고 용인 시민사회는 그간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해 왔다. 이주민의 인구가 급증해 다양한 시민사회적 요소들이 뿌리내리기 시작했다. 내부적으로도 이주민과 선주민 사이의 이질감과 선입견을 극복해 나가면서 시민들이 시정의 소비자가 아닌 협력자와 때론 제안자와 실행자 역할을 자임하기에 이르렀다. 그러한 노력의 결과가 협치위원회 구성과 출범인 것이다. 그러므로 협치위원회 조례 제정은 집행부에 의해 상정됐으나 실질적으로는 시민사회 노력의 결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지방선거를 앞두고 용인의 시민사회는 당시 백군기 용인시장 후보와 정책협약식을 가지면서 협치위원회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피력했다. 백 후보가 시장으로 당선된 이후 시민사회는 타 도시의 협치 사례를 공부하며 면담을 통해 협치위원회 필요성을 재확인했고, 백 시장도 적극 동의했다. 그 결과 7월에 민관협치 TF팀이 구성돼 조례안을 함께 만들고, 동시에 용인시에는 생소한 협치를 보다 잘 알기 위해서 협치에 대한 교육과 선진지 연수도 다녀왔다. 11월에는 20여 명으로 구성된 협치준비위원회가 발족하면서 협치포럼을 비롯해 협치에 대한 원탁토론회도 개최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조례안이 협치준비위원회에서 만들어져 시의회에 제출됐다.

포럼과 원탁토론을 통해 용인시 최초로 민관협력 거버넌스인 협치위원회 출범과 구성에 대해 널리 홍보하였다. 그리고 지난 2월 입법 예고와 함께 시청에서 공청회도 개최해 조례안에 대한 시민들과 시의원들의 의견을 듣는 기회를 마련했다. 이 공청회에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기도 했다. 필자는 일반 시민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한 공청회를 경험하면서 협치위원회는 용인 시민사회만의 염원이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원했던 거버넌스 단위라고 판단하게 됐다. 참여자들의 진지한 태도와 다양하고도 솔직한 의견들이 이를 뒷받침해 주는 것이다.

용인에서는 그동안 시민들이 거주지에 대한 정체성을 갖는데 많은 장애 요인들이 존재해 왔다. 선주민과 이주민 사이의 편견과 편 가르기, 시정과의 소통 부재, 난개발과 교통문제, 이주민들의 태도 등 많은 요인들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이제 용인은 수도권의 100만 도시로서 서울의 베드타운이 아닌 자족적 기반을 갖출 수 있는 이상적인 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호기를 맞이하고 있다. 용인은 도시와 농촌구조를 유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첨단산업과 관광산업을 갖게 되는 거의 유일한 기초지자체라 할 수 있다. 이 기회를 용인시가 놓쳐서는 안될 것이다. 시민들의 지혜와 창의력, 공무원들의 우수한 행정력과 시장을 포함한 정치인들의 지도력이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면 시민을 포함한 용인시 구성원이 함께 용인을 재구성하고 재창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 단초를 지난 3·1절 행사를 통해 실감할 수 있었다.

용인시 최초로 시와 시민들이 함께 계획하고 함께 참여한 결과,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동원이 아닌 자발적으로 참여한 시민들로 성대하고도 진지한 행사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제 협치위원회가 공식적으로 출범하게 될 것이다. 출범을 앞두고 각계에서 많은 관심을 갖고 주시하고 있는 것 같다. 위원회는 공정하게 구성되는지, 누가 참여하는지, 시장은 어떤 의중인지, 시의회 여·야 의원들은 한쪽으로 편향되게 의원회가 구성되는 것은 아닌지 등에 대해서 말이다. 이러한 관심과 감시는 위원회가 건강하고 공정하게, 그리고 투명하게 자기 임무를 수행하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어떤 일이든 감시와 견제가 없으면 필연적으로 부정과 부패가 따르기 마련이며 정실주의로 일을 그르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위원회는 공정하고 투명하게, 무엇보다 용인시 발전에 열정을 가진 이들로 구성돼야 한다. 바로 이런 분들이 처음 논의 단계부터 열정적으로 참여해 왔고 헌신적인 노력을 해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해서 위원회가 원활하고도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동시에 다른 위원회와의 협력과 시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시민들의 열정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 그러므로 협력과 감시와 견제,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만이 위원회가 그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용인의 향후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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