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욱 원장

쇼그렌 증후군은 외부로부터 인체를 지키는 면역계에 이상이 생겨 오히려 자신의 신체를 공격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외분비샘에 림프구가 스며드는 것이 특징적으로 관찰된다. 유전적인 이유, 감염에 대한 이상 면역반응, 자율신경계 장애, 호르몬 이상 등이 발병 원인으로 생각되고 있지만 명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주로 40대 이후 중년 여성에서 잘 발생하며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9배가량 많다.

쇼그렌 증후군의 증상은 크게 외분비샘 증상과 그 외 증상으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외분비샘 증상으로 눈의 이상을 들 수 있다. 각막과 결막을 덮는 상피 세포가 파괴돼 건조 각결막염이 발생하기 쉬우며, 눈물이 잘 나지 않아 환자는 눈이 뻑뻑함을 자주 느낀다. 이 외에도 눈물 감소, 충혈, 가려움증, 안구 피로감, 광감수성 증가 등을 호소한다. 또 볼 점막이 건조해지기 때문에 음식을 삼키는 것이 힘들고, 말을 오래 할 수 없으며, 입 안이 타는 듯한 작열감, 치아 우식이 증가한다. 침샘으로부터 침이 잘 나오지 않거나 탁한 색의 침이 나올 수 있다. 호흡기의 점액 분비가 감소해 코, 인후, 기도가 건조해지고 소화액의 분비량이 감소해 위염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생식기의 분비량 감소로 성교 시 통증과 피부 건조증이 생길 수도 있다.

외분비샘 이외의 증상으로 관절염과 피부 증상, 기타 장기의 침범으로 인한 증상 등이 있다. 보통 쇼그렌 증후군 환자의 절반 정도에서 관절염이 나타난다. 관절통, 조조강직, 만성 다발성 관절염 등이 나타날 수 있지만 류마티스 관절염과 달리 뼈가 깎이는 골 침식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기타 증상으로 장기를 침범하기도 하는데 간질성 폐렴과 기도 건조가 흔하게 발생하는 폐 질환이며, 침범 시 마른 기침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난다. 그 외에도 위장관계 침범으로 삼킴 곤란, 구역질, 상복부 통증이 흔히 발생하며 신장, 신경 등을 침범할 수 있다.

사실 입이나 눈이 마르는 원인은 고령, 폐경, 당뇨병, 복용 중인 약 등 매우 다양하다. 이 때문에 건조 증상만으로 쇼그렌증후군을 진단하기 어렵고, 복합적인 검사를 통해 병의 유무를 파악해야 한다. 쇼그렌증후군 검사는 침 분비 기능과 눈물샘 기능을 확인할 수 있는 영상 검사, 자가 항체 확인을 위한 혈액 검사, 침샘의 조직 검사 등의 결과를 종합해 진단한다. 쇼그렌증후군 증상은 다른 질병의 증상과 비슷하기도 하고, 환자마다 매우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진단이 쉽지 않다. 특히 40대 이상 여성 중 3개월 이상 구강건조나 안구건조 증상이 지속되고, 개선되지 않는 피로감이나 관절염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

쇼그렌증후군은 장기간 지속되는 만성 질환으로 현재 완치시킬 방법이 없다. 증상과 관련된 불편함을 줄이는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 안과나 치과 진료를 통한 증상 관리가 필수적이다. 이외에도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폐나 신장에 병이 침범하지 않았는지 림프종의 발생 징후는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쇼그렌증후군으로 진단됐으면 몸이 건조해지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평상시에도 물을 자주 마시고 레몬주스, 설탕이 함유되지 않은 껌과 사탕 등으로 구강 건조 증상을 개선하는 것이 좋다.

구강 건조는 치주염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담배를 줄이고, 식후 반드시 양치질을 하는 것이 좋다. 이외에 감기약이나 항우울제, 혈압약, 수면제 중에도 구강과 안구를 더욱 건조하게 만드는 성분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의사와 상담 후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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