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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흥중 신갈시대 막내리지만 ‘우리 다시 시작해요’

기흥중 인근에 학교 신설 ··· 역사 이어갈 듯
“후배는 없었지만 ‘3년’ 우리는 신났어요”

졸업식을 마친 학생들이 사각모를 던지며 지난날을 회상하고 있다.

한때는 재학생이 수백명에 이르는 교정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1989년 설립 인가 이후 30년간 63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기흥중학교(기흥구 신갈동)가 9일 열린 27회 졸업식을 끝으로 신갈동 시대가 마무리됐다. 외각이 아닌 도심 한복판 학교가 폐지되는 것은 용인에서 처음이다. 그만큼 기흥중학교는 용인 발전 흐름이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었던 것이다. 학교 건물은 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며, 향후 인근에 개교할 신설학교가 교명과 역사를 이어갈 계획이라 영원한 폐지는 아니다.

7일 찾은 기흥중학교. 기말시험을 포함해 학사 일정 대부분이 마무리돼 교정은 어수선하면서도 휑했다. 전교생이 뛰어다녔을 학교 곳곳엔 사람 흔적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었다. 운동장 한 켠에서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은 축구공을 폐기처분하고 있었다. 용도폐기를 앞둔 기흥중 교정은 그렇게 마지막 학사일정인 졸업식을 맞았다.

졸업생들이 직접 준비한 졸업식은 열정과 웃음이 교차했다.

졸업생이 준비한 졸업식 ‘웃음이 넘쳐났다’= 기흥중학교 졸업식은 특별하기로 소문났었다. 선배들을 떠나보내기 위해 준비한 후배들의 각종 장기자랑이 졸업식장을 눈물바다 보다는 웃음과 박수가 끊이질 않도록 했다. 하지만 올해는 걱정스러웠다. 기껏 남은 학생이래야 졸업생 44명이 전부였다. 사전 준비부터 식전행사인 기흥하모니까지 모두 주인공인 졸업생이 책임져야 했다.

기흥중 신갈시대를 마무리할 2018년 졸업생들은 졸업식 준비를 위해 요 며칠 분주했다. 이들은 이번 졸업식 행사를 ‘END’가 아닌 ‘AND’로 정했다. 학교는 사라지지만 기흥중학교 역사는 다시 이어진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9일 졸업식이 열린 날. 올해를 끝으로 신갈동 기흥중은 폐지된다는 아쉬움 때문일까. 행사장을 찾는 학부모와 인근 주민, 학생들과 3년 내내 정을 나눈 일부 교사까지 졸업식이 시작되자 눈물을 글썽였다. 하지만 이내 분위기는 반전됐다.

졸업생들이 직접 준비한 졸업식은 열정과 웃음이 교차했다.

기흥하모니 축제에서 난타 공연을 한 ‘더 쎄게 쳐줘!’팀원들은 마치 인기 아이돌을 방불케 할 만큼 열정적인 공연을 펼치는가하면, 전교생은 교가를 눈물 글썽이며 부르기보다 목청 터질 듯 힘차게 내질렀다. 졸업생 모두가 무대에 올라 선보인 각종 장기자랑도 신나기만 했다. 졸업생 얼굴엔 웃음과 장난끼가 가득했다.

떠나는 학생들을 위해 중창을 준비한 교사들은 연신 눈물 훔치기 바빴다. 졸업생은 오히려 힘내라고 응원했다. 눈물 대신 웃음으로 3년간 행복함과 감사한 마음을 전한 것이다. 기흥중학교 신갈동 시대 마지막 졸업식 풍경이다.

졸업을 축하해 주기 위해 찾은 외빈들이 학생들의 환한 웃음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이날 졸업식 행사장에서 만난 김시현 졸업생은 “선배들이 떠나고 우리만 남은 2018년은 정말 잊지 못할 것 같다. 졸업식장도 우리가 준비해 더 의미가 있다”라며 “40명이 조금 넘는 친구들과 선생님들까지 지난 3년간 가족처럼 정말 신나게 보낸 것 같다”며 소회를 밝혔다.

한편, 학교에서 사용되던 각종 교보재 처분에도 이채롭다. 용도 폐기된 일부 물품을 제외한 대부분을 재활용했기 때문이다. 기흥중 김광래 교감과 학교 관계자는 학교가 올해 폐지됨에 따라 교내 물품 처분에 고민을 했단다.

30년의 역사를 뒤로 하고 다음달이면 용도폐지 되는 신갈동 기흥중학교

김 교감은 “교내 물품 모두가 세금으로 구입한 건데 막무간에 처분할 수는 없었어요. 그래서 용인 관내와 경기도내 학교에 물품 목록이 적힌 공문을 보내 필요할 것이 있으면 가져가시라고 했죠”라며 “학교에 있는 물건 중 90% 가량은 다른 학교로 보내졌거나 예정이죠. 선생님들이 많은 수고를 하셨지만 보람된 일을 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임영조 기자  yjlim@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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