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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 조플린의 ‘Move Over’
  • 정재근(음악평론가)
  • 승인 2018.12.05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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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e say love it is a river that drowns he tender reed~’
아무 생각 없이 차에서 라디오를 켰더니 바로 이 가사의 음악이 흘러나오는 게 아니겠어요? 정말 오랜만에 듣는 곡이기도 했고, 또 너무 흔하게 듣던 그런 곡이었던 지라 저도 모르게 입에서 흥얼거리게 되더군요. 그래서 오늘 쓰는 글의 씨앗을 이것으로 삼아야겠다 생각하게 됐습니다. 글로 쓰니까 무슨 곡인지 잘 모르시겠지요? 에구~ 음악으로 들으면 금방 아실 곡인데. ‘The Rose’라는 곡이랍니다. 예전에 팝송깨나 들었던 분들은 베트 미들러의 애잔한 곡 ‘The Rose’를 모를 리 없습니다. 

동명의 영화 주제곡이기도 했던 The Rose는 지금은 전설로 이야기되는 제니스 조플린(Janis Joplin)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예요. 1970년대 그야말로 불꽃처럼 짧고 폭발적이었던 인생을 정리했던 블루스 록의 여왕 제니스 조플린. 음악도 음악이지만 그녀 삶 뒤에 따라다니는 이야기는 주변에서 흔히 봐오거나 추측할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니라 아주 센 삶을 살았었어요.

일단 약하게 하나 던져 볼까요? 제니스 조플린은 양성애자였습니다. 남정네가 양성애자라고 하면 왠지 유약해 보이는 느낌을 받는데 여성이 양성애자라고 하면 왠지 모르게 세 보입니다. 제니스 조플린은 보편적인 생각을 벗어나는 돌출행동을 무척 많이 한 뮤지션이기도 했습니다. 공연을 위한 투어를 하는 동안 매번 술을 마셔대며, 공연 직전에야 눈을 뜨기도 했습니다. 또 수많은 남자들과 관계를 했고 심지어는 동성연애까지 하면서 무절제한 생활을 했던 여인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알코올중독에 마약중독까지 빠졌던 그녀는 공연도중 병나발을 불며 술을 마시는가 하면(이건 우리나라의 싸이도 그랬었던 것 같은데? ㅎ) 공연 도중에 각종 희귀한 행동으로 무대에서 쫓겨나기도 했으며, 경찰에 풍기문란죄로 체포되기도 했답니다. 여기까지만 이야기해도 고개가 설레설레 저어지게 되지요?(하하하…)

하지만 제니스 조플린이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억지로라도 한 두 개쯤 솎아내서 대신 변명해주자면, 어렸을 때부터 예술적인 재능이 뛰어났던 그녀는 외모에 컴플렉스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른바 왕따를 당했고, 그로 인해 학교에 적응을 잘하지 못해서 행동이 거칠어지게 되고, 음주와 마약에 손을 댔던 것 같아요. 외모 콤플렉스로 인한 돌출행동은 당사자가 자기분야에서 성공하게 되면 더 해괴하게 변한다는 것을 우리는 그 동안 수많은 영화나 드라마, 혹은 소설을 통해 잘 알고 있습니다. 그게 제니스 조플린에게도 해당됐던 것 같습니다. 어때요, 이만하면 변명이 조금은 됐나요?(하하하)

제니스 조플린이 27세의 나이로 헤로인 과다복용으로 목숨을 잃고 난 후에, 우연인지 몰라도 똑같이 27세 나이에 세상을 떠난 뮤지션 2명이 더 있습니다. 이름 붙이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들을 보고 ‘3J’라고 명명했는데 제니스 조플린 말고 그 유명한 짐 모리슨과 지미 핸드릭스입니다. 공교롭게도 세 사람 모두 블루스 음악 쪽으로는 일가견이 있던 사람들이고, 술·마약·섹스에도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사람들이라는 겁니다. 일반인 같으면 정말 사람 취급도 못받을 테지만 이 사람들은 뮤지션이라는 포장 뒤에서 추앙 아닌 추앙을 받고 있는 경우가 됐습니다. 
마약과 성의 노예가 돼버린 세 사람 중 여자인 제니스 조플린이 그나마 좀 남달랐던 것은 ‘그녀의 노래에는 훈련되고 기름칠한 목소리와 모습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보여졌고, 남자를 유혹하려는 목소리가 아니라 여성의 자아표현을 위한 목소리를 들려준 최초의 여성 뮤지션’이었기 때문이라고 훗날 평론가들은 이야기했답니다. 

 

제니스 조플린의 제대로 된 분위기를 느끼려면 ‘Summertime’이나 ‘Ball and Chain’ 아니면 ‘Maybe’ 같은 곡을 들으면 그 특유의 쇳가루 떨어지는 감성을 느끼실 수 있겠지만, 오늘은 감성보다 열정을 택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서 정한 곡이 ‘Move Over’입니다. 노래의 가사도 제니스 조플린의 평소 생활을 그대로 나타내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청소년들에게는 가사 내용을 별로 알려주고 싶지 않아지네요.(하하) 

필자가 추천하는 동영상을 잘 봐주세요. 그녀의 열정이 그대로 묻어나 있습니다. 다만 동영상 속 그녀는 너무 열정적이라서 혹시 술이나 마약에 취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군요. 

제니스 조플린의 Move Over 공연모습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YYWdiG1Bf0c&feature=youtu.be&t=10

정재근(음악평론가)  webmaster@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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