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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가 드나들던 추억의 공간 기흥구 신갈동 ‘아리랑 빈대떡’힘내라 용인 소상공인 5.

 

강호석(67), 임순애(63) 부부가 운영하는 '아리랑 빈대떡'은 신갈오거리를 30여년 간 지킨 용인 대표 맛집이 됐다.

“처음에는 빈대떡을 부칠 줄도 몰랐어요. 정말 먹고 살기 위해서 한 거예요.”

정말 다른 이유가 없었다. 지인이 신갈오거리에 빈대떡집이 없으니 그걸 한번 해보라는 말에 무작정 시작했다고 했다. 인근 오산에 빈대떡이 맛있다는 곳이 있어 애 둘까지 데리고 찾아가 맛을 본 게 전부란다.

그렇게 5평 남짓한 가게에서 강호석(67)·임순애(63) 부부는 애들을 먹이고 키우며 살았다. ‘치열하게 살았다’고 표현하면 누군가 비웃을지 몰라도 허리 한 번 펼 새 없이 손님이 밀려들어도 쉼 없이 달려왔다. 그렇게 30년. ‘아리랑 빈대떡’은 이제 용인을 넘어 인근 수원에서도 대표로 손꼽힐 만큼 유명한 빈대떡 맛 집이 됐다.

◇ 추억을 소환하는 공간= 한창 잘 나갈 때는 손님 반만 받고 반은 보낼 정도로 잘 됐다. 좁은 공간에 사람이 다닥다닥 붙어 앉아 매일 지난했던 하루를 시끌벅적하게 늘어놓았다. 고단한 이들의 잡담소리는 고소한 빈대떡 한 접시와 기가 막히게 조화를 이뤘으리라. 30년이란 세월 그 많은 사람들의 사연을 오롯이 받아준 곳이라서 일까. 아니면 기름 튀기는 냄새가 묵직하게 작은 공간을 꽉 채우고 있어서일까. 가게가 풍기는 분위기는 여느 식당과 다르다. 화려한 것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1980년대로 회귀하는 느낌이 든다. 30년을 한결 같이 찾는 손님부터 젊은 손님까지 그 느낌이 좋아 이곳에 머문다. 추억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사람을 끌어들였다.

◇ 욕심 없는 정직한 장사= 지금은 상권이 많이 변했다. 가게 앞엔 큰 도로가 났고 건너편엔 대형 마트가 자리 잡았다. 수없이 많은 가게가 문을 닫고 다시 들어섰다. 그 와중에도 명맥을 이어갔던 이유는 그저 찾아오는 손님을 맞는 것 외에 더 큰 욕심을 부리지 않았던 부부의 철학이 녹아든 덕분이었다.

오후 4시만 되면 줄을 서서 사갔던 두부 장사를 단번에 접은 사연도 부부의 정직함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두부 장사 20년 차에 국산콩이 비싸져서 더 이상 못쓰게 되자 수입콩을 사다 두부를 만들었는데 도저히 이대로는 손님에게 내놓을 수가 없더란다. 그 길로 두부는 뒤도 안돌아보고 접었다.

“저희는 큰 욕심은 없었어요. 빈대떡 장사로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욕심을 부려요. 그저 늘 변함없이 찾아오시는 손님들에게 똑같이 변함없는 맛을 보이려고 했어요. 아마 30년 세월을 버틴 건 그 덕분일 겁니다.”

아리랑빈대떡 단골손님이 그려다 준 포스터.

◇ 3대가 잊지 못하는 맛= 아버지와 아들이 마주앉아 먹던 빈대떡 집은 이제 그 아들의 아들이 장성해 함께 막걸리 한 잔 걸치게 될 정도로 세월이 흘렀다. 그렇게 오랜 세월 한 자리에서 장사를 이어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3대가 나란히 앉아 드실 때면 장사 오래하긴 오래했구나 싶어요. 잊지 않고 찾아주시니 저희야 그저 고맙죠. 손님들이 찾아주시는 한 묵묵히 빈대떡이나 부치렵니다.”

화려함은 없어도 마치 집에 온 손님을 대접하듯 정성만 담는다. 매일 정성껏 갈아 넣은 녹두에 찹쌀 한 줌, 푹 익은 김치와 고기를 넣어 만든 녹두전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몽글몽글했던 엄마의 손맛 그대로다. 적당한 두께의 밀가루 반죽에 쪽파를 통째로 올리고 그 위에 신선한 굴을 듬뿍 올려 자글자글 부쳐낸 파전을 내오면 온 가족이 모여 다같이 나눠먹던 그 맛이 소환된다. 빈대떡과 금상첨화인 막걸리 한 잔과 함께 세상사 어지러운 일들은 털어버리고 나면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오늘도 한 자리에서 변함없이 빈대떡을 부칠 강호석·임순애 부부가 좋다 못해 감사하기까지 한 이유다.

황연실 기자  silsil47@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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