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 축제와 농가소득원 중심에 서다

연구회 자발적 참여 호평, 예산부족 등 갈길 여전히 멀어

만추를 맞아 전국 곳곳에서 다양한 주제로 축제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용인에서 특별한 축제가 열려 관심이다. 3일간 열린 행사에 1만여명이 다녀갔다. 주최 측 추산이긴 하지만 여느 축제와 달리 유료인데다 올해 처음 열려 홍보도 제대로 되지 못했다는 것까지 감안하면 분명 인파가 몰린 것이다. 축제장 풍경도 달랐다. 환성이 들리는가 싶더니 이내 화들짝 놀라는 소리가 이어진다. 유달리 고만고만한 아이들이 왕창 몰린 이곳은 ‘용인 엔 곤충 페스티벌’ 행사장이다.

올해 처움으로 열린 용인 곤충앤 페스티벌을 찾은 아이들을 체험 놀이를 하고 있다.

◇용인시, 곤충을 만나다= 도시의 급격한 팽창에 이어 100만 대도시가 된 용인시. 20여년 만하더라도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곤충을 만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물밀 듯 개발이 본격화되자 곤충들은 서식지를 빼앗기고 하나 둘 쫓겨났다. 

그리고 2016년. 용인시가 곤충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곤충산업을 새로운 부가가치 소득원으로 육성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잡은 것이다. 용인시의회도 이에 맞춰 곤충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용인을 떠난 곤충을 만날 수 있고, 미래 먹을거리 주요 수단으로 곤충산업 가능성을 보고 농가 소득 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용인시도 동참한 것이다.  

이에 시는 2017년부터 5년간 3억여원을 들여 전문 인력 양성, 농가시설 개선, 곤충생산 및 가공단지, 체험학습장를 조성할 계획을 세웠다. 

용인시농업기술센터가 이 분야 농가를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는 용인시곤충연구회도 조례 제정으로 탄력을 받았다. 이어 연구회는 용인 곤충산업 활성화의 의지를 담아 ‘용인 n곤충’이라는 용인시 곤충사육농가 공동브랜드를 만들어 상표출원 했다. 2017년 기준으로 용인에서는 유통업체 3곳을 비롯해 농가 20여 곳이 곤충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이중 유통분야에는 16농가, 생산농가 19곳, 가공업은 1곳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가 곤충을 미래 먹거리 산업 육성에 나선지 1년여 만에 성과물을 내놨다. 

◇곤충, 시민을 만나다= 12~14일 처인구 원삼면 사암리 농촌테마파크에서 열린 ‘용인 엔 페스티벌’이 열렸다. 용인시농업기술센터와 용인곤충산업연구회, 경기도농업기술원 공동주최로 열린 이번 행사는 살아있는 곤충 체험은 물론 식용 곤충 관련 코너, 곤충표본전시 등 다양한 볼거리가 마련됐다.

행사장을 찾은 방문객들은 평소 쉽게 접하지 못한 장수풍뎅이, 사슴벌레, 흰점박이꽃무지 유충, 누에고치 등의 곤충을 직접 만져보고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식용곤충을 시식하는 특별한 체험도 할 수 있었다. 여기에 누에고치 실뽑기, 뒤영벌 촉각체험 등 곤충의 특징을 즐길 수 있는 공간까지 마련됐다. 방문객들은 2000원을 조금 넘는 입장료가 전혀 아깝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시작 당시 6개 농가가 활동하던 용인곤충산업연구회 회원은 그 사이 20여 곳으로 늘었다. 동력에 힘을 얻자 곤충 캐릭터(사진 맨 왼쪽)도 만들고 가족단위 방문객이 즐길 수 있도록 3D곤충체험, 싱어롱쇼 등 무대행사도 마련할 만큼 활동폭도 넓혔다. 

행사를 준비한 연구회 신희영 회장은 “회원으로 활동하시는 농가에서 자비를 들여 행사를 준비할 만큼 많은 노력을 했다. 그럼에도 첫 행사라 다소 부족함이 있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시민들, 보석을 키우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호평이다. 일상에서 쉽게 접하지 못한 다양한 곤충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몇 되지 않는 기회로 즐기고 온 것이다. 

행사장을 다녀왔다는 두 아이 아빠 이규민(38) 씨는 “용인이 고향인데 예전과 비교해 곤충을 볼 기회가 거의 없다. 아이들도 박물관이나 체험장을 가지 않으면 곤충을 보기는 힘들다”라며 “축제장을 다녀왔는데 입장료가 아깝지 않을 정로도 유익했다”고 호평했다. 

시도 미래식량산업으로도 큰 주목받고 있는 곤충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우려점도 적지 않다. 그만큼 갈 길이 멀다는 것이다. 연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회원은 “솔직히 축제를 준비하면서 너무 힘들었다. 예산 지원이 없으면 자생적으로 할 수 있는 게 많이 없다. 시민들과 지방정부의 관심과 참여, 그리고 지원이 더 확대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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