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분은 신체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피부에만 수분관리가 필요한 게 아니라 관련이 없어 보이는 뼈와 관절도 마찬가지다. 뼈와 관절을 촉촉하게 유지해야 척추·관절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뼈는 단단해 보이지만, 실은 전체의 20%가 수분으로 구성돼 있다. 관절과 디스크에는 수분 함량이 더 많다. 척추를 예로 들면, 뼈와 뼈 사이에는 외부 충격을 완화시켜주고 뼈가 직접 부딪히는 것을 막아주는 디스크(수핵)가 있다. 디스크의 성분은 대부분 수분으로 구성돼 있다. 나이가 들수록 수분 함유량은 적어진다. 고령일수록 척추 질환자가 많은 이유다.

디스크가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수분과 영양 공급이 반드시 필요하다. 문제는 공급 방법이다. 단순히 물을 마신다고 해서 척추가 그 수분이 직접 전달되지 않는다. 척추는 다른 신체부위와 달리 혈관이 직접 연결돼 있지 않아 직접적으로 수분을 공급받기 힘들다. 대신 몸을 움직이며 발생하는 압력 차이를 이용해 디스크에 수분과 영양 공급이 이뤄진다. 즉, 디스크의 압력이 높아지면 수분이 빠져나가고, 반대로 압력이 낮아지면 수분이 공급된다는 것이다. 디스크는 중력 및 각종 신체 움직임으로 허리에 압력이 가해질 때 천천히 수분을 내뱉으며 충격을 완화시킨다. 그리고 충격이 사라지면 다시 주변 수분을 흡수해 기능을 회복한다. 주변에 빨아들일 수분이 없거나 디스크의 수분이 지속적으로 빠져나가 탄력을 잃게 되면 척추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다. 수분이 부족한 디스크는 충격을 완화하는 쿠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디스크가 빠져나가 허리통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오랜 시간 동안 부동자세를 유지하는 것은 디스크에 지속적으로 압력이 가해져 수분을 급격히 빠져나가게 만든다. 한 자세로 장시간 티비를 시청하거나 컴퓨터 게임, 장거리 운전을 하는 등은 모두 척추 건강에 좋지 않다. 촉촉하고 탄력 있는 디스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술을 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체내에 알코올이 들어오면 우리 몸은 알코올을 분해하기 위해 체내 수분과 단백질을 사용하게 된다. 또한 알코올은 디스크와 척추 주변 근육에 혈액과 산소가 공급되는 것을 방해한다. 또 한 가지 음식만 먹는 ‘원푸드 다이어트’나 하루에 한 끼만 먹는 ‘1일 1식’, ‘초절식’과 같은 극단적인 다이어트 식단 역시 디스크를 건조하게 만드는 주범이다. 이런 상태에서 무리한 운동은 허리디스크 등으로 각종 척추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디스크의 수분을 지키는 방법에는 스쿼트, 브릿지 등의 코어운동을 추천할 수 있다. 코어 근육은 척추를 중심으로 허리, 골반, 허벅지 부위 깊숙이 자리한 ‘심부근육’을 뜻한다. 특히 골반 근육은 허리를 바로 세우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체부위다. 이렇게 디스크 주변 근육을 발달시키면 디스크의 수분이 손실되는 것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장시간 한 가지 자세를 취할 때는 휴식을 통해 척추가 받는 압력을 분산시키고, 혈액순환이 잘 될 수 있도록 틈틈이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척추건강을 지키는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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