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대학교 미술대학원 재학

- 2018 독일·한국 묵향전

- 2016·2017 금보성아트센터 공모작가 선정

- 2016년 홍콩 어포더블 아트페어 참가

- 2012·2013 중국 상해 아트페어 완판

- 대한민국서예대전 초대작가,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초대작가

- 한국미협, 용인미협, 한국서협 회원

 

 

용인 문인화가 김순희 작가의 작품은 고요하다. ‘순수한 아름다움’이 꽃말인 연꽃은 수백수천 번 이뤄진 선질 작업의 은은한 배경 위에서 마치 방금 피어난 듯 아름다움을 뽐낸다. 그 그림 위에 새겨진 김 작가 특유 금문(청동기 문자)은 마치 평화로움을 수놓듯 유유히 춤춘다.

처음 문인화를 그릴 때 김순희 작가는 색을 쓰지 않았다. 대부분 문인화가가 그렇듯 글씨를 썼고 십군자(매화 난 국화 대나무 소나무 연꽃 모란 파초 포도 목련)를 주로 그렸다. 그러다 접하게 된 금문과 평소 좋아했던 연꽃이 참 잘 어울려 이후 김 작가만의 모티브로 삼게 됐다. 힘들 때 연꽃을 보며 위로를 받고 마음의 안정을 얻었던 느낌 그대로를 담고 싶었다고 했다.

김 작가의 색감은 남다르다. 강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마냥 약하지도 않다. ‘외유내강’이라는 말이 떠오를 만큼 그의 작품은 강렬하다.

10년 전 한 달 간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에 여행을 다녀온 경험은 김 작가가 작품에 색을 쓰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작가로서 정신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였단다.

“아름다움이라는 걸 구체적으로 느꼈던 때였어요. 눈부시게 맑고 밝은 빛으로 반짝이는 가로수, 보라색 쟈카란다꽃길, 매력적인 색채들을 지금도 잊을 수 없죠. 예전엔 그림의 기술적인 부분만 생각했다면 그곳에 다녀온 이후엔 창조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고 색에 집중하게 됐어요.”

이후 김 작가의 작품은 한껏 물이 올랐다. 지금껏 개인전을 한번도 열지 않았던 김순희 작가의 작품은 중국 상해 아트페어에서 진면목을 드러냈다. 2012년 2013년 2년 연속으로 출품작이 모두 완판된 것이다.

그런 김순희 작가에게도 작가로서 방황했던 날들이 있었다. 당시 창작의 고통으로 작업을 하면서 아름다움을 느낄 새가 없었다고 했다. “하루하루 굉장히 고통스러웠다”고 회상할 정도다.

그림에 대한 열정은 욕심으로 채워졌고 그 욕심은 김 작가를 늘 힘들게 했다. 그런 그가 어깨 손상으로 건강이 안 좋아져 붓을 놓게 되면서 비로소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그림을 더 이상 그릴 수 없게 되니 비로소 그림의 아름다움이 보였어요. 내게 이 작업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됐죠. 그러다 2016년 금보성아트센터(서울 평창동) 공모전을 접했고 그간 작품들로 공모를 하게 됐어요.”

당시 학력이나 나이에 제한 없이 오로지 실력 있는 작가를 찾던 금보성아트센터는 김순희 작가를 알아봤다. 3차에 걸친 심사 끝에 22인의 작가가 선정됐고 그 안에 김 작가의 이름이 오른 것이다.

“새로운 동력을 얻은 느낌이었어요. 아픈 몸 때문에 침체기를 겪고 있을 때 대외적으로 인정을 받은 거죠.”

그 동력은 김 작가만의 선질 기법으로 투영됐다. 한 줄 한 줄 세로로 선을 올려 많은 시간과 정성이 필요한 작업 방식이다. 물과 섞여 희미해진 색들을 화선지 위에 올리고 또 올리는 지루한 작업 끝에 완성된 김 작가의 그림은 그만의 맑고 투명함으로 다른 작품에선 볼 수 없는 매력을 뿜어낸다.

김순희 작가는 이제 시작이라고 했다. 올해 25년차, 더 이상 배울게 없을 것 같은 중견 작가지만 더 깊이 있는 작품을 위해 대학원에 재입학했다. 동서양 문인화의 이론적인 부분을 공부하면 더 깊은 철학이 생길 것 같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일이다.

시민들에게 작품을 알릴 좋은 기회도 앞두고 있다. 광주에서 활동하는 시인 손덕순 작가와 그림시집을 준비 중인데 올 연말 즈음 나올 예정이다.

“문인화하면 옛 것 느낌이 강해요. 재미없고 지루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시죠. 그 생각을 버릴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끊임없이 도전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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