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시급이 많다고요? 생활임금 받아도 모자라요”

용인시 소속 기간제노동자 내년 월 임금이 처음으로 200만원대를 넘어서게 됐다. 올해보다 20여만원 늘어난 것이다. 이는 용인시가 지난해 도입한 생활임금제에 따른 것이다. 시는 내년 생활임금액을 1만원으로 확정했다. 이는 법적 최저 임금 8350원보다 1650원, 지난해 생활임금 8900원에 비해 12.5%를 인상한 것이다. 총액에서 차이를 보이지만 내년 공무원 임금 인상률 1.8%와 비교하면 큰 폭으로 올랐다고 평할 수 있다. 

생활임금을 도입한 이유는 노동자의 주거비, 교육비 문화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유지하며 살 수 있는 정도로 자치단체가 최저임금에 더해 지원해 주는 것이다. 이로 인해 지원 받을 수 있는 대상은 410여명 정도다. 

이에 기자는 생활임금 확대를 통해 최저시급 현실을 이해하기 위해 용인시에서 기간제로 4년째 근무하고 있는 김모(54)씨와 기흥구 식당에서 근무하고 있는 윤나미(55)씨, 처인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여인호씨의 일상을 살펴봤다. 개인 편차가 있을 수 있지만 이들 주변에서는 대체적으로 비슷하게 생활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모씨는 현재 하루 8시간 근무해 180만 원가량을 받고 있으며, 윤나미씨는 10시간 근무해 150만원을 조금 넘는 수익을 내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맞벌이를 하는 김씨의 경우 월 가구 수익이 500만원을 넘으며, 윤씨도 맞벌이 통해 400만원가량 벌고 있다. 

하지만 내년에도 현재 수익을 유지할지는 미지수란다. 김씨는 생활임금제 인상분을 적용해 월 209만원을 받으며, 직장생활을 하는 남편 수익까지 더하면 소폭 오를 것으로 본다. 
윤 씨도 최저임금이 지난해보다 인상돼 수익이 다소 늘 것으로 기대할 수 있지만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변수가 많다.    
 

사실 윤씨 부부는 기흥구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수익 400만원에는 윤씨 임금 150여만원도 포함돼 있는 것이다. 직원 없이 3년째 운영하고 있는 가게는 단골이 생길 정도로 자리를 잡고 있지만 정작 월 수익은 좀처럼 늘지 않는다. 수익 대비 지출도 늘기 때문이다. 가장 큰 지출은 임대비다. 게다가 주변 상권도 녹녹치 않다. 경쟁이 매년 치열해진단다.  
윤씨는 “직원 없이 부부가 일하는데 두 명이 버는 수익은 각각 200만원 정도다. 남편이 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조금 더 번다고 계산하면 하루에 10시간 넘도록 일해 (내 수익은)150만원 정도”이라고 말했다.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수준인 셈이다. 

윤씨는 식당일을 그만 두고 다른 일자리를 찾을까 고민도 했지만 현재 최저임금을 적용하면 지금 상황과 크게 나아질 것이 없어 보인다고 판단하고 있다. 
윤씨 남편 최모씨는 “혼자 일할 수 없기 때문에 직원을 둬야 한다. 직원 임금을 제하고 나면 200만원 남짓 남는다”라며 “아내가 다른 일을 해도 최저임금을 적용하면 결국 수익은 크게 달라지는 게 없다. 하는 만큼 대가를 얻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런 윤씨에게 생활임금에 대해 이야기 하지 윤씨는 자영업자를 위한 지원도 절실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처인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여인호씨. 여씨는 생활임금제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 그나마 최저임금에 대해 자치단체가 추가로 지원을 더 한다는 부분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도 대상자 확대 방안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여씨는 “말 그대로 인간으로 제대로 살려면 최저임금으로는 부족해 자치단체가 더 지원하는 하는 것”이라며 “정치권에서 최저임금이 높다고 말하는 건 많은 사람들이 인간다운 삶을 사는 것을 늦추거나 포기하란 의미”라고 말했다.

생활임금제 적용 대상자인 김씨도 만족할만한 수준이 아닌 것은 마찬가지란다. 김씨는 “매년 (임금이) 인상돼 기분 좋지만 근무 여건이나 업무량을 따지만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라며 “생활임금 받아도 4명 가족 밑으로 들어가는 돈 따지면 여전히 빠듯하다”고 소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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