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미한 증상 감기로 오인, 대처 늦어
인근 학교 감염병 소극 대응 지적도

용인시 관내 4개 초등학교에서 6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2군 법정 감염병인 백일해가 집단 발병해 보건당국이 역학조사를 벌였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백일해는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는 급성 유행성 감염병으로, 7~10일정도 잠복기 후 초기 콧물과 재채기, 미열, 경미한 기침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다가 발작기에 접어들면 빠르고 잦은 기침을 하게 된다. 백일해 치사율은 0.2% 수준이지만 영유아나 천식환자, 면역기능이 떨어진 사람 등에게는 치명적인 피해를 유발한다. 
기흥구보건소에 따르면 기흥구 내 4개 초등학교에서 5월부터 지금까지 30명의 백일해 환자가 발생했다. 발생 환자는 A학교(영덕동) 7명, B학교(신갈동) 15명, C학교(언남동) 6명, D학교(신갈동) 2명이다.

기흥구보건소 역학조사 결과 5월 19일 A학교에서 첫 환자 발생 이후 7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B학교에서는 6월 11일 첫 환자가 발생 후 7월 20일까지 15명이 백일해 걸린 것으로 파악됐다. 
서로 인접해 있는 B·C·D초교는 B초교 첫 환자와 다른 학교 학생 환자들이 교외활동을 같이 했고 같은 학교 환자들은 형제 간 또는 학교 및 학원 내 접촉에 의한 감염으로 나타났다. 보건당국은 A학교는 나머지 3개 학교와 다소 떨어져 있어 환자들 사이에 역학적 관련성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기흥구보건소는 이들 4개 학교에 대해 최근까지 ‘백일해 유행 시 단계별 예방접종’ 1∼3단계 중 2단계 전략 지침에 따라 예방 및 감시활동을 벌였다. 예방접종 2단계 전략을 시행하면 6차례(생후 2개월, 4개월, 6개월, 15∼18개월, 만4∼6세, 만 13세)에 걸쳐 진행하는 예방접종을 제대로 하지 않은 같은 학교 내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추가 예방접종을 시행한다.

백일해 확진 환자에 대해서는 항생제를 투여한 후 5일여 간 격리 치료하도록 하고, 환자 인근에 앉아 공부하던 학생들에 대해서는 예방 차원에서 항생제 복용도 권고한다.
기흥구보건소 관계자는 “마지막 발병 이후 잠복기인 3주 동안 추가 발병이 없었다”며 “감기와 증상이 비슷한데다 가벼운 기침 등 증상이 경미해 환자 발견이 어려움이 있었다. 곧 개학을 앞두고 있는 만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백일해 집단 발병에 대해 예방접종과 함께 감염병 발병 여부에 대한 학교와 학부모들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 기흥구보건소는 백일해 첫 환자 발생 후 즉시 관내 학교 전체에 감염병 유행과 예방관리 안내문을 배부했지만 이를 제대로 공지하지 않은 학교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 학부모는 “인근 학교에서 백일해가 집단 발병했다는 소식을 뒤늦게 접하고 감기 증상을 보였던 아이 생각에 가슴을 졸였다”며 “다른 학부모들도 마찬가지였다. 인근 학교의 경우 학원이나 생활반경이 비슷해 감염될 확률이 높은 만큼 학교가 좀 더 적극적으로 감염병에 대한 정보와 발병 사실을 공유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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