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교육청 소극 대처 비판
시 관계 부서는 ‘따로따로’

수지구 상현동 심곡초등학교 통학로가 인도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용인 지역 일부 학교들이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도 이를 담당할 시 관계 부서는 일원화되지 않은데다 관계기관인 용인교육지원청은 현황 파악조차 하고 있지 않는 등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흥구 마평동에 위치한 용마초등학교는 2015년부터 인근 통학로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왔던 곳이다. 학교 통학로로 이용하고 있는 길은 포장이 되지 않아 곳곳이 패여 있는 것도 모자라 인도와 차도 구분이 없고 한쪽 길에는 늘 불법주차 차량이 줄지어 서 있다. 
용마초 학부모들은 용인시에 꾸준히 도로 포장과 인도 확보를 요청해왔지만 3년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개선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해당 도로가 반은 시 소유 부지, 반은 교육청 소유 부지(마평동 675-4번지 일부)인데 시에서 도로 포장 등 개선 사업을 제안하자 교육청이 관련법을 들어 ‘부지를 시에서 매입 후 개선하라’는 의견을 냈다. 시 관계자는 “학생 안전이 좌우되는 문제인데 도로 포장과 인도 설치를 시 예산으로 할 테니 승인만 해달라는 요청에도 법 타령만 한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수지구 죽전동 대일초등학교는 인근에 빌라와 상가, 아파트 단지가 촘촘히 들어서 있는 지역이다. 드나드는 차량은 많은데 주차 공간은 부족하고, 인도가 없는 구간마저 있어 학생들은 늘 위험에 노출돼 있다. 하지만 이를 해결할 시 관계 부서는 일원화되지 못해 개선 사업은 늘 지지부진이다. 
어린이 보호구역을 담당하고 있는 교통정책과는 지난해부터 초등학교 주변 보행로 현황을 조사하고 인도 없는 도로가 있는 학교 20여곳을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시선유도봉을 설치하는 등 개선안 적용이 어려운 곳이다. 도로 폭이 너무 좁거나 부지 확보가 어렵기 때문인데 이 문제를 담당하는 부서는 각 구청 건설도로과나 생활민원과라는 이유로 사업이 진행되지 못하고 중단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 교통정책과 관계자는 “시선유도봉 설치가 어려울 정도로 좁은 도로는 관계 부서에 협조를 요청하는 선에서 마무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본지는 용인 관내 학교 중 안전한 통학로를 확보하지 못한 학교 현황에 대해 용인교육지원청에 자료를 요청했지만 해당 자료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관계자는 “통학로 문제는 시에서 담당하는 문제라 우리는 민원이 들어오면 시에 해결을 요청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용인교육시민포럼 원미선 대표는 “전형적인 탁상행정, 칸막이 행정이다. 학생을 보호하고 지킬 의무가 있는 용인교육청은 뒷짐만 지고 있다”며 “교육청과 시 관련부서가 TF팀을 만들어 전체적인 개선 방안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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