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 선거 열기로 용인이 뜨겁다. 각 후보자들이 혼신의 노력을 다하며 각종 공약을 내걸고 유권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교통난 해소 약속, 무상복지를 확대하겠다는 약속 등 수많은 공약들이 난무하고 있다.

그런데 없다. 늘 그래왔듯 이번에도 없다. 우리의 식탁을 책임지고, 우리의 건강을 책임져온 그것이 없다. 바로 농업이다. 언제나 농업은 모든 현안 중 뒷전이었다. 그렇게 농업과 농민은 그들에게 잊혀져 있다. 묵묵히 땅을 일구고 자식 같은 농작물을 가꾸는 농민과 농업은 언제나 그래왔다. 하지만 이번 만큼은 안 된다. 이제 우리의 식량창고 환경보호의 파수꾼 농업과 농민이 더 이상 뒷전이어서는 안 된다.

2017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농가 수는 104만2017호, 농업 인구는 242만2256명이다. 이 가운데 60세 이상 농민은 134만225명이며 농가 소득은 3823만9000원이다. 60세 이상 농업인 비율이 55%가 넘으며, 젊은 사람 중에 농업을 직업으로 하겠다는 사람은 눈 씻고 찾아봐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연간 필요한 식량소비량 약 2000만톤 가운데 500만톤만 국내생산으로 충당하고, 나머지 1500만톤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의 농경지는 1970년 230만ha에서 2017년 165만ha로 줄어 버렸다.

그 때문일까?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은 OECD국가 중 최하위인 27%이다. 더구나 쌀을 제외한 식량자급률은 3.7%이다. 세계 곡물시장이 요동치면 식량 대란이 발생하기 가장 높은 나라 중 한 곳이다. 그럼에도 그 누구도 식량안보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가뜩이나 세계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 선진국들의 바이오에너지 도입으로 인해 곡물생산량이 감소함으로써 언제든 식량의 무기화가 이뤄질 수 있음에도 우리는 농경지를 줄이고 공산품 생산에만 전념하고 있다. 우리가 식량안보를 뒷전으로 보내고 반도체, 자동차 수출에만 열을 올리고 있을 때, 우리와 식량구조가 비슷한 일본은 식량자급률을 100% 수준으로 만들었다. 이웃 국가인 중국도 최소 95% 이상의 식량자급률을 정부에서 관리하고 있다. 세계시장에서 몬산토나 카길이 세계곡물시장을 쥐고 흔들 때, 우리나라는 변변한 곡물유통회사 하나 키워내지 못하고 있다. 만약 이대로 가다가 전 세계의 식량부족사태가 발생한다면 우리는 무엇을 먹고 살아갈 것인가?

10여 년 전 식량 폭동을 겪은 동남아 등 28개국과 산업혁명으로 농업을 등한시하다 세계대전으로 식량의 중요성을 깨우친 영국 등 역사에서 찾을 수 있는 수많은 거울이 있다. 우리 먹거리는 스스로 챙겨야 한다. 그러기에 이제 더 이상 손 놓고 있을 수 없다. 내 나라, 내 조국에서 생산한 농산물로 우리 식탁을 책임지게 해야 한다. 식량안보는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절대적인 조건이며, 이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우리의 사명이다.

우리의 노쇠한 농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 줘야 하며 농업과 농민에게 희망을 심어줘야 한다. 이제 농업은 다른 산업의 뒷전이 아닌 생명을 지키기 위한 최우선 과제여야 한다. 농업이 힘들고 무시 받는 일이 아닌 힘들어도 보람되고 풍요로운 업이 되도록 해줘야 한다. 우리의 생명줄을 지켜주는 마지막 보루인 그들에게 감사함을 느끼게 해야 한다. 끝으로 선거유세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후보자들에게 당부한다. 농업이, 농민이 희망을 갖고 일할 수 있는, 그래서 우리의 식탁이 안전하고 풍성해지도록 만들어 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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