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단독주택가 지역 배출 엉망
“시민의식 개선 우선돼야” 지적

지난달 30일 기흥구 구갈동 한 상가 밀집지역에 마구잡이로 버려진 쓰레기가 인도를 점령했다. 한 행인이 쓰레기를 피해 길을 지나가고 있다.

쓰레기종량제나 분리수거가 정착된 아파트 등 대규모 주택가와 달리 상가밀집 지역이나 단독주택가 등은 마구잡이식 쓰레기 배출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폐기물 배출환경이 취약한 지역에 분리수거함 설치 등 제도적 체계 마련도 필요하지만 시민의식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흥구 구갈동 한 상가밀집 지역은 매일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다. 쓰레기를 어디에 버리느냐를 두고 상가 주인끼리 고성이 오갈 때도 있다. 자신의 가게 앞에 모인 쓰레기 때문에 손님들이 싫어한다는 이유다. 쓰레기는 때로 인도까지 덮치거나 일부 전봇대 등에 하루 종일 쌓여있는 경우도 많다. 따로 버려야 하는 음식물 쓰레기가 일반 종량제 봉투에 버려져 악취를 풍기기도 한다. 종류별로 분리해 버려야 하는 재활용 폐기물이 한 비닐에 섞여 버려진 경우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상가밀집 지역이나 단독주택이 모여 있는 곳은 쓰레기를 배출하는 곳이 따로 없는 곳이 많다. 관련법상 쓰레기는 일몰 후 자신의 집이나 점포 앞에 버리도록 돼 있다. 하지만 상가나 일반 단독주택 지역은 아파트 관리사무소처럼 일정하게 관리하는 인력이 없어 쓰레기 배출시간을 지키지 않거나 분리수거를 제대로 하지 않아도 단속이 어렵다. 배출방법을 지키지 않고 쓰레기를 배출할 경우 무단투기 행위로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는 경고문이 거리 곳곳에 붙어 있지만 효과가 크지 않다.
기흥구 구갈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상가 앞에 쓰레기를 내놓으면 다른 사람들도 이곳에 버린다”며 “음식점이라 청결이 생명인데 쓰레기가 앞에 쌓여있으면 정말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이 주민은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구역과 시간을 따로 정해 지자체에서 관리·감독을 강화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다른 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수지 아르피아 공원 내 화장실은 주말만 되면 쓰레기장으로 변한다. 일부 공원 나들이객들이 버린 쓰레기에는 플라스틱과 스티로폼이 일반 쓰레기와 함께 버려져 있다. 공원의 경우 따로 쓰레기통을 설치하지 않고 각자 배출한 쓰레기를 가져가야 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다.   

기흥구 생활민원과 관계자는 “예산을 들여 분리수거함을 만들어 설치해봤지만 무작위로 막 버리는 통에 유명무실했다”며 “그나마 폐기물 품목별로 비닐에 따로 버리도록 하면 수거가 편해서 그렇게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 “하루 쓰레기 관련 민원만 50건에서 100건 가까이 들어온다. 단속을 해도 증거가 없는 경우가 많아 과태료 부과는 한 달 3~4건에 불과하다”면서 “시민 의식 변화가 가장 시급하다. 잘 버리는 문화가 정책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는 5월부터 안산시와 포천시를 시범지역으로 선정해 상가 지역 생활폐기물 배출 시 배출자 정보가 담긴 바코드를 부착해 배출하는 ‘배출표기제’를 운영한다. 배출표기제 바코드는 생활폐기물 배출자의 정보를 간접적으로 표기해 추적이 가능하도록 했다. 도는 시범운영을 거쳐 이르면 내년부터 31개 시·군으로 확대 시행할 방침이다.

저작권자 © 용인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