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동물보호협회가 봉사하는 용인시와 광주시의 유기견 보호소에는 백·황구 등의 토종개를 비롯해 중·대형 유기견이 정말 많이 들어옵니다. 과장 없이 하루에 몇 마리씩 포획돼 들어옵니다. 이는 도농복합형도시 특성상, 또 풀어 키우는 도심 외곽지역 정서상 대부분 마실 나왔던 순한 마당견들이 사람들의 신고와 민원으로 보호소로 잡혀오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포획돼 들어온 개는 경기도 통계상 1년에 1만 마리 이상입니다. 이들은 보호소 철장에 갇힌 스트레스로 죽기도 하지만 대부분 안락사로 삶을 마감하게 됩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유기견 보호’라는 말은 무색합니다. 도살에 비유할 수 있을 만큼 비인도적이고 참담한 유기동물 보호의 현실입니다. 이같은 현실 때문에 지역특성에 맞게 봉사해야 하는 것이 지역봉사단체인 용인시동물보호협회입니다. 협회는 실내견으로 살았을 입양이 비교적 쉬운 품종의 유기견은 물론, 중·대형 유기견들이 억울한 죽음을 맞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가족을 찾아주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레나’ 역시 보호소로 잡혀 들어오는 수많은 백구 중 한 마리였습니다. 들어왔을 당시 몰골은 더없이 초췌했습니다. 딱 봐도 출산을 반복한 듯한 흔적과 갈비뼈가 빗살마냥 드러날 정도로 마른 몸은 보호소의 철장 생활을 견뎌내기 힘들 것 같았고, 염려했던 대로 ‘레나’는 그렇게 쓰러졌습니다. 하지만 처참한 모습으로 보호소 철장에서 죽어가는 가여운 백구 한 마리를 외면하지 않은 따뜻한 마음씨의 많은 분들이 있었습니다. 이분들의 치료 후원으로 큰 동물병원에 입원해 치료받을 수 있었고, 회생 가능성이 적어보였던 ‘레나’는 기적적으로 회복했습니다. 그리고 캐나다 벤쿠버에서 입양 가족을 찾았습니다. 

머나먼 이국땅으로 날아가 반려견으로서 가정에 입성한 백구 레나는 사진에서의 모습처럼 푹신한 방석 위에서 인형을 베고 있는 모습이 여느 실내견의 모습과 다르지 않습니다. 입양자는 ‘레나’의 이전 삶이 상상돼 여전히 마음이 아프다고 합니다.

‘레나’는 지난날의 어떠한 삶을 살아왔던 것일까요? 삶의 고통이 고스란히 묻어나 있던 ‘레나’의 몸, 비가 오면 녹이 쓸세라 창고로 들이는 농기구만도 못한 대우를 받고 살아갔던 ‘생명’은 아니었을 런지요. 

“사람도 먹고 살기 힘든 세상이다”라고 흔히들 말하죠. 네, 그도 그렇습니다만, 사람에 비해 하찮을 수 있는 미물이기에, 사람의 도움 없이 살 수 없는 미약하고 소중한 생명이기에, 이들에게 따뜻함과 긍휼의 마음을 베푸는 것은 사람으로서 ‘인지상정’일 것입니다. 당연히 이런 ‘사람’들이 많은 세상입니다. 그렇기에 세상은 살만하다고 하는 것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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