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근 - 회장/발행인

우리 전통사회에서 인간의 통과의례는 관혼상제(冠婚喪祭)로 표현됩니다. 그 첫째 관문인 ‘관’이 바로 성년례를 말합니다. 성인이란 사회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책임을 다 하는 나이를 뜻합니다. 누구나 잘 알고 있듯 법으로 정한 우리나라 성년은 만 19세부터입니다. 마침내 용인시민신문이 창간 열아홉 해를 맞이했습니다. 성인이 된 셈입니다.

되돌아보면 지방자치시대의 동반자로서 풀뿌리 지역언론의 역할을 다 하고자 본지 임직원들은 그간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건강한 지역공동체 지향 △시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 △참여적 시민사회 추구 등 3대 창간정신을 늘 마음에 담아왔습니다. 권력을 감시하고 소통의 징검다리가 되었으며 지역의제를 발굴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우리의 몫을 외면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끄러움과 아쉬움을 숨길 수 없습니다. 대형사고든 어떠한 오명이든 용인과 관련된 것이라면 공기(公器)인 지역언론이 무관하지 않습니다. 미리 ‘경고등’을 켜고 울리는 것이 지역언론의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100만 대도시에 걸맞지 않은 일들이 알려질 때마다 마음의 빚은 쌓였고 도의적 책임에 고개를 숙여야 했습니다. 

따라서 열아홉 살 성년이 된 오늘, 숙의 끝에 조심스럽게 새로운 모색에 나섭니다. 더욱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제대로 언론의 사명을 다 하기 위해 몇 가지 독자들과 공유코자 합니다.

첫째, 종이 기반 미디어를 극복하고 디지털 기반 미디어로 확장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미디어협동조합을 공개적으로 만들 예정입니다. 인터넷방송국 설립을 통한 다양한 콘텐츠와 영상 뉴스를 제작해 보다 입체적이고 효과적이며 다양한 용인시민들의 미디어 소비 욕구에 답하겠습니다.

둘째, 용인 로컬 미디어 플랫폼을 구축하겠습니다. 용인은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100만 대도시입니다. 반면 물길이 다른 만큼 정서와 문화가 이질적인 공동체가 하나의 용인을 이루고 있습니다. 용인의 새로운 정체성은 다름을 이해하고 같음을 넓혀가는 과정 속에서 만들어질 것이라 믿습니다. 자족도시 용인은 다원성을 강점으로 하는 도시이기에 더 확실한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역·직업·세대·정서적 차이는 오히려 용인발전의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 소통의 공간이 필요합니다. 누구에게나 개방해 다종다양한 ‘말길’과 ‘손길’이 오가도록 해 보렵니다.

본지가 ‘성인’으로 성장하기까지 독자와 광고주 그리고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보살핌이 있었습니다.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지금부턴 더 성숙한 자세로, 더 넓은 시야로, 더 깊이있는 고민으로, 더 겸허한 마음으로, 더 현장에 가까이서 풀뿌리 언론의 사명을 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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