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경영 실천 수익구조 개선, 축산물가공처리장 타당성검토 계획”

최재학  용인축협 조합장

신용사업 사고에 이어 경제사업장 비리까지 터지면서 한때 큰 위기를 겪으며 신뢰를 잃었던 용인축협. 조합원은 물론 축협 고객으로부터 외면 받았던 용인축협이 최재학(61·사진) 조합장 취임 이후 4년여 만에 확 달라졌다. 2013년 12월 보궐선거에서 조합장에 당선된 이후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했던 최 조합장은 이듬해 치러진 조합장선거에서 무투표 당선, 취임 3년여 만에 경영을 빠르게 안정시키며 2017년 결산 기준으로 20억 흑자가 예상되고 있다.

최 조합장은 어려운 시기에 힘을 모아준 직원들과 조합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최 조합장은 “취임 당시 유통센터 사고로 80억원 정도 적자를 낸 데다 전년도에는 임금이 32억원 가량 체불된 상태로 어려운 시기였다”고 지난 3년을 회고하며 “흑자로 전환하기 위해 절약했고, 조합원 이탈 방지를 위해 정도경영을 약속하며 투명경영을 해 왔다. 특히 한우농가들에 대한 설득이 어려웠는데 다행히 공감대가 형성돼 이용도축 대신 일반출하를 해줘 안정기에 접어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수습도 수습이지만 이 같은 사고와 비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체계를 갖추는데 힘을 쏟았다. 감사실 기능을 보강하고, 각 부서에서 올라오는 결재를 하나하나 챙기며 내부 통제를 강화한 것이다. 최 조합장은 “재고자산이 늘어난다는 것은 위험성을 경고하는 것으로 인재이지 사고라 볼 수 없다. 직무유기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책임자가 신경 쓰고 들여다보면 얼마든지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 조합장은 협동조합의 존재 이유와 정체성에 대해서도 거듭 강조했다. 협동조합이 왜 생겼는지에 대해 생각하면 협동조합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확하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재무건전성을 위해 신용사업에 역점을 두고 있지만 직원들에게 ‘조합원들이 있기에 조합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농민들이 생산활동을 영위할 수 있도록 판매와 유통 구조를 개선해 축협이 조합원들의 경제사업을 지원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지역브랜드와 축산물가공처리공장을 제시했다.

최 조합장은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브랜드가 필요하며 이는 축협과 지자체가 해야 할 일”이라며 “특히 농민들이 제값 받고 소비자들이 싼 값에 살 수 있는 유통구조 혁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축산물가공처리공장을 운영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축협이 단독으로 할 수 없기 때문에 인근 조합과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하는 방향으로 잡고 올해 안에 타당성 검토 용역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단기적 성과보다 3~4년의 시간을 두고 제대로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용인축협은 경제사업을 통한 돌파구를 지역브랜드 외에 6차 산업에서도 찾고 있다. 2014년 한우사육장을 체험농장으로 전환해 관광농업 육성에 나선 것도 맥을 같이 한다. 경기도가 추진하는 ‘따복미래농장’ 첫 번째 사업자로 용인시와 용인축협이 제안한 ‘한우랜드 조성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현재 행안부 투융자심사를 받고 있다.

최 조합장은 “한우랜드는 크게 두 축으로 하고 있다. 한우사육장은 내년까지 500두의 개량 송아지를 길러 조합원들에게 원가로 공급하고, 지난해 3만 명이 다녀간 체험농장은 축산업과 관광농업을 결합하는 모델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번식우 단지 조성은 조합원들의 생산활동을 보조하는 게 조합이 해야 할 일이라는 신념이 담겨 있다.

용인축협도 여느 조합과 마찬가지로 금융환경의 변화에 대해서도 고민이 깊다. 장기적으로 금융여건 악화가 예상되는데다 2030세대가 기성세대 됐을 때 현재 시스템으로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최재학 조합장은 “지금이야 12개 지점 모두 흑자를 보고 있지만 머지않아 상황은 달라질 것이다. 변화하는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교육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금융도 이젠 마케팅이다”라는 생각으로 2014년 이동 영업점이랄 수 있는 금융마케팅팀을 꾸려 꾸준히 실적을 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300억원의 여신실적을 올려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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