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이해하는 분위기, 차분한 조정 이뤄져

최저임금이 역대 최대로 인상 적용된지 한달여가 지난 현재 현장은 차분한 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극에 치달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당장 대량 해고나 임금조정으로 인한 문제는 표면화 되고 있지 않아 보인다.

어린이집 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길선경(26)씨는 올해부터 최저임금 인상을 적용받아 30만원 가량 더 받는다. 이 일을 시작한지 3년여 만에 최대치로 오른 것이다.

올해 최저임금이 인상 소식에 부담반 기대반이었다는 길씨는 “너무 저임금이라 대폭 인상된다는 소식에 기분이 좋았다”라며 “하지만 혹시나 어린이집을 다니지 못하는 건 아니지 걱정한 것도 사실인데 (한달이 지나니)지금은 기대가 크다”이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길씨는 인상된 금액을 당분간 소비에 집중할 계획이란다.

한달여 만에 다시 만나 흥덕동 A태권도 도장 최도균 관장은 직원 채용이 어렵다며 하소연을 먼저 꺼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사범 1명에게는 20만원 가량 인건비를 인상해 지급하고 있지만 신규 직원은 책정된 인건비에 맞춰 근무시간을 책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 관장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목돈의 인건비가 나가는 것이 부담돼 신규 직원은 임금을 올리는 대신 근무시간을 줄일 계획”이라며 “이 조건으로는 상시 근무자를 채용하기 힘들어 알바직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 관장과 함께 일하고 있는 유대일(가명) 사범은 “월급이 오르니 당연히 기분이 좋다. 임금이 인상된 만큼 직장을 위한 마음이 더 생기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수지구 풍덕천동에서 100석 규모의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내옥(가명)씨 역시 한달 전과 크게 달라진게 없었다. 주방 이모까지 3명 모두 근무를 하고 있었으며, 이달 통장에는 지난달보다 20~30여만원이 인상된 급여가 입금됐단다. 식당에서 1년을 조금 넘게 일하고 있는 한 직원은 “인상된 만큼 자발적으로 일을 더 하는 분위기”라며 “식당 수익이 더 많이 생길 수 있도록 직원으로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보답”이라고 말했다.

중소상공인도 일단 할 수 있는 만큼 해보다는 분위기다. 처인구에서 10여명의 직원과 함께 건축 자재 제작업을 하고 있는 한 업체 대표는 “지금도 (직원들 대부분이)최저시급보다 많이 받지만 향후 최저시급이 지속적으로 오르면 그에 맞춰 (일용직 직원도) 인상해줘야 할 것”이라며 “인상된 금액을 다 합쳐도 수백만원 정도 수준이라 큰 부담이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용인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