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3년 풀랑크는 Ricordi 출판사로부터 이 작품의 의뢰를 받는다. 1956년 풀랑크는 Ricordi 출판사에 완성된 작품을 전달한다. 그는 조르주 베르나노스(1888~1948)의 원작에 담겨있는 복잡하고 철학적인 메시지를 거의 잘라버리고 아주 여성스러운 면만을 선택해 환상적인 작품으로 탄생시켰다.

하지만 이 작품은 프랑스혁명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보기 드문 프랑스 오페라 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독일의 여성작가 게르트루드 폰 르 포트(Getrud  von Le fort, 1931)의 소설 ‘마지막 단두대에 선 최후의 여인(La derniere au patibule)’에서 실화는 미리 언급됐다. 그것이 바로 1794년 7월 17일 카르멜회 수도원의 16명의 수녀들이 공포정치에 맛서 순교한(교수형 당한 ) 역사적인 실화 ‘Lemartir de Compiègne(꽁피엔뉴의 순교)이다. 

오페라 3막(총 12장)
작곡 : 프랑시스 풀랑크(1899~1963)
대본: 조르제 베르나노스
원작 : 조르제 베르나노스의 동명 드라마
초연 : 1957년 1월 26일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


등장인물 : 드 라 포스(후작, 바리톤), 블란치(후작의 딸, 소프라노), 기사(후작의 아들, 테너), 마담드 Croissy(원장수녀), 마담 Lidoine(수녀, 소프라노), 마리에 수녀, 콘스탄스 수녀(소프라노), 장 마틸데 수녀(메조소프라노), 카멜수도원의 고해성사 신부(테너), 감옥의 간수(바리톤), 두 명의 경관(테너), 자벨리노(의사, 바리톤), 티에리(시종, 바리톤), 늙은 두 여인, 노인, 여수사 3명, 수녀 8명, 경관들, 공무원들, 죄수들, 경호원들, 시민 남녀들(합창)

블란치는 어릴 적부터 우울증과 광기에 시달려왔다. 마음의 평안을 찾고자 하는 블란치의 의지대로 아버지 드 라 포스 후작은 블란치를 카멜의 수도원에 들어가게 내버려둔다. 원장수녀는 세상으로부터 도피와 죽음에 대한 공포를 이유로 종신 수도원인 카르멜회에 들어온 블란치가 수도원을 선택한 목적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원장수녀는 블란치가 평안히 수도원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쾌활한 성격의 콘스탄스 수녀에게 맡긴다. 명랑한 성격의 콘스탄스 수녀지만 블란치에게 곧 다가올 것 같은 두 사람의 죽음에 대해서 언급한다. 블란치는 크게 놀라서 다시는 죽음에 대해서 말하지 말라고 주의를 준다. 

얼마 지나지 않아 프랑스 혁명군이 수도원 가까이 들어오기 시작하자 지병이 심한 원장수녀는 동료 수녀들에게 다가올 순교에 대한 두려움을 숨기지 못한다. 원장수녀가 두려워하는 모습을 본 블란치는 똑같은 죽음을 맞이할 자신의 미래를 직감한다. 하지만 콘스탄스 수녀는 순교야 말로  이기적인 죽음이 아닌  하느님을 향한 영광스러운 죽음인 것을 블란치에게 확인시킨다. 원장수녀는 죽기 전에 다시 블란치를 마리에 수녀에게 부탁한다. 곧 온 나라가 혁명에 휩싸이게 되고, 특히 수도원은 공격의 대상이 된다. 프랑스 혁명군은 수도사들을 혁명군의 적이며 귀족들과 같이 부를 축척하고 그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한 혐의를 씌운다.

수도원은 완전히 해체될 위기에 처하게 되는데 수도원과 가톨릭을 끝까지 지키고자 하는 수녀들은 마리에 수녀와 함께 그녀들 모두가 순교할 희생 의지를 보인다. 처음에는 굳은 의지를 보이던 블란치는 공포에 휩싸인 나머지 하녀로 변장한 채 수도원을 빠져나와 집으로 도망친다. 하지만 그녀의 집 역시 다 망가졌고 아버지 또한 살해당했다. 그 사이 동료 수녀들은 모두 체포돼 교수형을 선고 받는다. 한명씩 단두대로 올라가고 마지막으로 각자의 신앙을 노래로 표현한다.

마지막으로 콘스탄스 수녀가 단두대에 올라가는데 군중 속에서 헤집고 나타나는 블란치를 보게 된다. 마지막으로 Veni Creator Spiritus(창조주 성신이시여 오소서) 구절을 부르며 블란치는 모든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자유롭게 신의 보살핌으로 다른 동료 수녀들과 함께 죽음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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