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타리 높이 낮아 안전점검 불합격
폐쇄 불구 출입 차단 시설 허술

기흥구 신갈동 만골근린공원 내 어린이 놀이시설이 정기안전점검에서 불합격 통지를 받아 전면 폐쇄조치 됐다. 용인시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놀이시설은 2년 전 정기안전점검에서도 같은 이유로 문제가 제기돼 잔디설치 등 보강 조치를 조건으로 통과됐다. 그러나 보강 조치가 제대로 되지 않아 이번 안전점검에서 불합격 받았다는 설명이다.  

만골근린공원 어린이 놀이시설은 최고 높이 약 6m(건물 2층 높이)의 미끄럼틀 등 2개의 조합놀이대가 있는 용인시 도시공원 내 최대 규모 어린이 놀이시설이다. 

해당 놀이시설이 안전점검에서 불합격 통지를 받은 이유는 아이들의 추락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한 울타리의 높이가 낮았기 때문이다. 국가기술표준원이 정한 어린이 놀이기구 안전기준에 따라 울타리의 높이는 어린이 평균 키를 상회하는 150cm 이상이어야 한다. 이번에 불합격 조치를 받은 해당 시설의 울타리 높이는 현재 130cm에 불과하다. 

시 공원녹지과 공원운영팀 윤성호 팀장은 “2015년 정기안전점검에서 울타리 높이가 기준에 맞지 않아 인근에 잔디를 까는 조건으로 합격 처리됐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관련법 상으로는 안전점검 결과는 3년간 보관하도록 돼 있어 구체적인 자료를 요구했지만 윤 팀장은 “구두로 했을 뿐”이라며 “자료가 없다”고 답했다. 이어 윤 팀장은 이후 2년 뒤인 올 10월 이뤄진 점검에서 조건 충족이 제대로 돼 있지 않고 잔디가 잘 자랄 수 없는 환경이기 때문에 울타리를 높여한다는 결과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시는 정기안전점검에서 불합격하자 만골근린공원 어린이 놀이시설 입구를 폐쇄하고 사용을 중지한 상태다. 공원운영팀 담당자는 “보수를 위한 실시설계 용역을 진행 중”이라며 “올해 남은 예산으로는 부족할 것이다. 내년 예산에 편성되는 대로 바로 보수해 봄에는 이용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민들은 이번 폐쇄 조치에 대해 시의 안전불감증을 지적하고 나섰다. 만골공원 놀이시설 근처에서 만난 한 시민은 “울타리 높이가 20cm나 낮았다면 추락 가능성이 있었다는 얘기인데 그동안 이 놀이시설을 이용했던 아이들이 사고를 당하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라고 밖에는 볼 수 없다”며 “2년 전 점검에서 지적을 받았을 때 왜 바로 적정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건지 시에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윤성호 팀장은 “2년 전 점검에서 문제가 됐던 부분을 제대로 보수하지 않은 부분은 잘못”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이어 “당시 관련 조치를 취했지만 이후 관리가 잘 되지 않아 문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며 “보수 계획을 세워 최대한 빨리 사용이 가능하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 시행령에 따르면 관리주체가 어린이 놀이시설의 기능 및 안정성  유지를 위해 시설을 월 1회 이상 점검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불합격 조치로 매달 지자체가 실시하는 점검 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형식적으로 진행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또 다른 문제는 폐쇄 조치된 놀이시설에 대한 출입 봉쇄 조치가 부실해 어린이가 임의로 사용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관리법 시행령에 따른 이용금지 조치에 따르면 이용금지 알림판이나 현수막을 놀이시설 입구 외에도 이용 안내판, 개별 놀이기구 등에 부착하고, 미끄럼틀, 정글짐 등 고정형 놀이기구는 진입부를 ‘이용금지 봉쇄 테이프’로  빈틈이 없도록 막아 출입을 못하도록 차단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만골공원 놀이시설에는 안내문은 입구에만 설치, 봉쇄 테이프는 몇 번 둘렀을 뿐 방법에 따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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