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은 비록 코믹 오페라이지만 여러 가지 의미에서 시사하는 바가 큰 작품이다. 그중 한 가지가 사랑과 권력이다. 당시 모든 사회를 심리적 고통에 빠지게 했던 과제이기도 했다. 이 오페라의 두 주인공은 바로 과거 사고방식에 젖은 귀족 알마비바 백작과 영악하지만 하층 계급으로 막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 시작한 피가로다. 이 모든 이야기는 당시 중세에서 유행했던 초야권(라틴어로 유스 프리메 노티스)에서 시작된다.

3막
방안에 혼자 남은 백작이 그 간에 있었던 요상한 일들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는 사이에 백작부인은 하녀인 수산나에게 남편과 단둘이 밀회 약속을 잡으라고 시킨다. 판사인 돈 쿠르치오는 피가로가 마르첼리나의 채무를 갚지 않았기 때문에 그녀와 결혼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 순간 피가로의 손목에 있는 상처를 본 마르첼리나와 돈 바르톨로는 피가로가 자신들이 예전에 낳은 아들임을 알아보게 된다.

마르첼리나는 아들을 되찾은 기쁨에 즐거워 포옹한다. 그 때 수산나는 마르첼리나에게 진 피가로의 빚을 갚아 주기 위해 돈을 가지고 들어온다. 피가로와 마르첼리나가 껴안고 있는 것을 본 수산나는 처음에는 질투에 휩싸였지만 모든 사실을 들은 그녀도 나중에 다시 한가족이 되는 기쁨을 누린다. 돈 바르톨로도 마르첼리나에게 뒤늦게 결혼 신청을 하고 피가로와 수산나도 지참금을 받게 된다.

여기에 불같이 화가 난 백작은 방을 뛰쳐나간다. 남편을 되찾기 위한 백작부인의 지략은 수산나로 하여금 밀회 장소를 적은 편지를 쓰게 하고(이 부분 백작부인과 수산나의 편지에 대한 이중창은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간수의 방에 들어간 주인공이 문을 닫고 죄수들에게 음악을 들려주는 장면으로 사용돼 대중에게도 매우 유명한 이중창이 됐다) 이를 곧 백작에게 전달되도록 한다. 하지만 원래 피가로의 계획과 달리 수산나와 백작부인은 여장한 캐루비노 대신 백작부인 자신이 수산나로 변장해 백작의 밀회장소로 나가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한다. 

4막
밤은 점점 깊어가고 정원에서 바르바리나가 백작의 명령으로 편지를 봉했던 압정을 찾고 있다. 수산나에게 돌려줘야 하는 압정을 잃어버린 바르바리나, 피가로는 수산나가 직접 백작에게 편지를 보낸 사실을 알고 그녀의 불륜을 의심하며 괴로워한다.(아직 백작부인과 수산나가 바꾼 계획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기 때문에) 곧바로 수산나에게도 같은 모욕을 줄 생각을 한다. 케루비노가 등장하고 수산나(수산나의 옷을 입은 백작부인)를 보고 그녀에게 접근한다.

동시에 도착한 백작이 케루비노를 내쫓고 나서 수산나로 변장한 백작부인을 수산나로 알고 그녀에게 곧바로 추근대기 시작한다. 누군가가 오고 있다며 급히 자리를 뜬 백작부인에 이어서 백작도 곧이어 현장을 벗어난다. 피가로가 등장하고 백작부인의 옷을 입은 수산나와 대화하는 사이에 수산나가 백작부인의 목소릴 흉내내는 걸 잊어버린다. 피가로는 수산나를 놀려주려는 속셈에서 계속 백작부인에게 구애를 하는 연기를 한다.

그러나 수산나에게 발길로 차이는 우여곡절 끝에 피가로는 수산나에게 그녀의 신뢰를 잠시나마 의심한 것을 사과한다. 다시 백작이 도착해 피가로와 자신의 부인(변장한 수산나)의 밀회장면을 발견하지만 이 장면에서 진짜 백작부인이 등장하자 백작은 모든 사건의 진실을 깨닫고 모든 사람들 앞에서 부인에게 용서를 빌게 된다. 이렇게 해서  피가로와 수산나는 행복한 결혼식을 올릴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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