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용마초 내 5곳서 발견
교육지원청 소극 대처 비판

여름방학 중 석면 철거 공사 후 청소까지 마친 용인시 초등학교 두 곳에서 석면 잔재물이 검출됐다. 사진은 석면 잔재물이 검출된 용마초등학교 컴퓨터실.

여름방학 기간 동안 석면 철거 공사 후 청소까지 마친 용인시 초등학교 두 곳에서 석면 잔재물이 검출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학교 석면 철거에 대한 용인교육지원청의 관리감독 책임 소홀 지적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석면 잔재물이 검출된 학교는 수지구 고기초등학교와 처인구 용마초등학교다. 두 학교는 환경부와 고용노동부가 합동으로 실시한 정밀실태조사에서 각각 2곳과 3곳에서 석면 잔재물이 검출돼 시정조치 받았다.

고기초등학교과 용마초등학교는 9월 25일과 26일 합동 정밀실태조사단이 채취해간 시료가 석면물질인 것으로 판명됐으며 결과를 통보 받은 즉시 해당실을 폐쇄해 전문 업체에 의뢰, 청소를 마쳤다. 석면 물질이 남아있던 고기초등학교는 도서관 복도와 1층 현관, 용마초등학교는 도서실과 컴퓨터실, 예절실이었으며 모두 벽과 바닥의 기둥 틈 사이 등에서 발견됐다.

석면 공사는 법적으로 전문업체에 의해 공사 중 석면이 밖으로 노출되지 않도록 비닐로 철저히 막는 전문 보양작업 후 실시한다. 공사 후 뒤처리 역시 전문 업체의 청소를 통해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석면 제거 공사가 진행됐던 두 학교 모두에서 잔재물이 발견된 만큼 공사 과정 중 작업이 부실했던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용마초등학교 행정실장은 “석면 공사 후 뒤처리까지 했는데도 석면잔재물이 남아있다는 것에 당황스러웠다”며 “공사 중 업체 관계자 외에는 현장을 감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전문업체를 믿고 맡기는 수밖에 없다. 관계 당국에서 석면 철거 공사 업체에 대한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석면은 소량 노출로도 각종 암 등 치명적인 석면 질환이 발병할 수 있는 1급 발암물질이다. 잠복기가 석면 노출 후 10~40년에 달해 아이들이 있는 환경의 석면 안전이 강조되고 있다.
이번 합동 정밀실태조사는 용인에서는 석면 철거가 전면으로 이뤄진 고기초등학교와 용마초등학교에서만 실시됐다. 때문에 냉난방 공사로 일부 석면철거가 이뤄진 나머지 5개 학교에 대해서도 자체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용인교육지원청이 이에 대해 소극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9월 ‘용인지역 학부모들의 석면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는 보도(본지 897호 4면) 당시 용인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석면 철거 공사는 전문 업체를 통해 진행되며 공기질 측정 검사 결과 이상 없음을 확인했다”고 말한 바 있다. 관계자는 이번 석면 잔재물 검출 사실에 대해 “학생들이 평소 생활하는 교실이 아니었으며 가구 뒤나 벽 틈 사이로 청소가 힘든 곳이었다”고 말해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떨어지고 발견이 힘든 곳이었음을 강조했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자체 전수조사를 실시하거나 대책마련을 했는지 여부를 물었지만 “도교육청이나 교육부에서 지시된 사항이 없다”며 안일한 태도를 보였다. 게다가 관련 사실을 해당 학교 학부모들에게 알리지 않는 등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석면 잔재물 검출 후에도 학부모나 학생들에게 이를 고지하지 않아 안전 조치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교육부가 학교 건축물 석면관리 매뉴얼에 따르면 석면 해체제거 완료에 따른 청소 및 공기 중 석면 농도 측정 시 학부모 등 참여를 통해 신뢰성을 확보하도록 하고 있지만 역시 지켜지지 않고 있다.

계획에 따르면 오는 겨울방학 석면 철거 공사가 이어질 용인 지역 학교는 남사초등학교, 남촌초등학교 등 16곳이다. 이번 석면 검출로 한 해 동안 지역에서만 수십 곳에서 이어지는 석면 제거 공사를 안전하게 진행하기 위해 교육부나 도교육청에 의지할 것이 아니라 자체적인 대책마련을 통한 철저한 관리 감독이 시급해 보인다는 지적이다.

저작권자 © 용인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