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을 팔고 농민을 이해하는 시끌벅쩍 시장통
 

구성농협이 1일부터 온영에 들어간 로컬푸드 직매장을 찾은 소비자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새벽 6시가 조금 넘은 시간, 농민들은 농작물이 자고 있는 전답이 아닌 구성농협(조합장 최진흥) 하나로마트 한켠에 모여든다. 그리고는 주섬주섬 자신들이 땀 흘려 생산한 농작물을 말끔히 포장한다. 그렇게 상품으로 단장한 농작물을 진열장에 소복하게 쌓인다. 

구성농협이 1일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간 로컬푸드 직매장 하루는 그렇게 시작된다. 75농가에서 직접 생산한 70여종의 농산물이 진열되고 10시가 되면 소비자 발길에 봇물이 터진다. 

도시형 농협으로 분류되는 구성농협에서 조합원 중 전업농이나 큰 규모의 농사를 짓는 농민은 많지 않다. 때문에 직매장에 물품을 공급하는 생산자 상당수는 텃밭을 이용해 생산한 소농들이다. 거기에 출하 약정한 관내 농협 조합원까지 더해져 직매장은 있을 건 다 있고 없을 건 없는 말 그대로 ‘시장통’이다. 

구성농협 하나로마트 현춘추 점장은 소농 중심으로 직매장이 운영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대농은 오히려 큰 매장에 물품을 출하해 우리 직매장까지 못와요. 하지만 소농가는 반대로 판로가 없잖아요. 상품을 포장하고 진열까지 하기에는 소농가에 더 잘 맞죠”   

출하량이 상대적으로 적다보니 아무래도 손길이 한번 더 가게 된단다. 그만큼 소비자 입장에서는 신선하고 깨끗한 상품을 구할 수 있다. 거기에 복잡한 유통단계가 없어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판매된다. 

특히 농산물 출하에 참여하는 농민들은 소정의 교육을 받기 때문에 안전도 으뜸이다. 그런데다 출하 물량에 따라 가격 등락이 심한 대규모 판매점에 비해 판매가격이 거의 변동이 없어 계획적인 소비도 가능하다.  

그래서 일까. 운영한지 한달도 채 되지 않은 직매장이 구성농협 하나로마트 수익에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단다. 좋은 물건 구입하러 온 김에 마트에서 장까지 본다는 것이다. 

구성농협 신철 농산팀장의 말이다. “직매장 운영 이후 하나로마트 전체 판매 실적이 30% 가량 올랐어요. 직매장 주 메뉴인 농산물은 40% 가량되죠. 직매장을 찾는 고객께서 하나로마트까지 이용하는 거죠”

소비자들 반응도 좋다. 구성동에 거주한다는 이옥님(63)씨는 “옛날 5일장에 온 기분이다. 마을 사람이 직접 생산한 농산물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믿을 수 있고, 가격도 다른 곳보다 저렴해 장볼때면 꼭 온다”고 말했다. 

우리 마을 농민이 생산한 상품을 마을 주민이 소비하는 로컬푸드. 최근에는 구성일대 뿐 아니라 보정동 등 인근마을에서도 구입 문의가 들어온단다. 하지만 운영한지 한달도 채 되지 않은 상황이라 출하 물품 확대는 아직 힘겹다. 

출하물품 중복을 막기 위해 농민과의 지속적인 소통도 꾸준히 해야 할 숙제다. 무엇보다 농민들의 참여율을 높이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농민이 직매장에 출하할 수 있는 충분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농민 참여 필요성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적극적인 이용이 답이다. 우리 집 주변에 하나 쯤 있어야 할 몇 안되는 목록 중 ‘로컬푸드 직매장’을 포함시켜야 하는 이유는 ‘안전한 먹거리를 공유하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아닐까. 

한편 구성농협은 28일 오전 10시부터 구성농협 광장에서 추석맞이 한가위 장터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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