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20주년 맞은 모현의좋은사람들 고영숙 회장 인터뷰

모현의좋은사람들 고영숙 회장

1990년대 후반 두세 명, 서너 명의 봉사팀(자)이 하나로 뭉쳤다. 단체 이름도 없이 그저 이웃들과 나누고자 모인 사람들이다. 복지시설과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이웃들과 반찬을 나누고 있는 처인구 모현면 자원봉사단체인 ‘모현의좋은사람들(회장 고영숙)’.
 
모현의 대표적인 봉사단체로 자리매김한 ‘모현의좋은사람들’이 어느 덧 20주년을 맞았다. 모현면 갈담리 이건영 시의원의 집 마당에서 시작된 나눔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변함이 없다. 살림과 마당을 20년째 회원들에게 내놓은 이 의원 부부나, 외부의 도움 없이 회원들의 회비로 20년째 꾸준히 반찬 나눔을 하고 있는 회원들에게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50여명에 이르는 회원 중 상당수는 고 회장처럼 10년이 넘었다. 그 중 정혜숙씨처럼 엄마의 뜻을 이어 봉사하는 이도 있고, 오은주씨처럼 봉사 때마다 휴가를 내서 활동하는 이도 있다. 대략 10명은 20년째 빠짐없이 봉사활동을 하고 있을 정도다. 소박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지만 이들의 나눔은 100가정에 반찬을 배달할 정도로 커졌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두 달에 한 번씩 단 한 차례도 거르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회원들이 월 2만원씩 내는 회비로 질 좋은 식재료를 구해 손수 음식을 만든다는 게 어디 보통 정성인가. 고영숙 회장은 “손쉽게 반찬을 사다가 할 수도 있지만 내가 먹는 음식을 값싸게 사서 먹지는 않는다”며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만이 이웃들의 마음을 채워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활동이 지역사회에 알려진 이후에는 고기나 쌀, 양념, 채소 등을 지원해주는 새로운 이웃들도 많아졌다.  

이 단체는 어쩌다 한 번 갖는 활동으로 생색내는 봉사단체가 아니다. 정부나 지자체 등 제도권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을 구석구석 찾아다니며 정성들인 맛 좋은 반찬을 나누는 게 이들의 주요 활동이다. 모현의좋은사람들은 분명한 철칙이 있다. 기관이나 단체의 지원에 기대지 않고 회원들 회비로 운영하는 것, 질 좋은 재료를 구입해 손수 만드는 것, 손길 닿지 않는 곳을 찾아 꾸준히 반찬 나눔을 하는 것, 반찬을 받는 사람들의 입장과 현실을 고려해 음식을 나누는 것이다.

그래서 다른 봉사단체에서 김치를 돌리는 김장철에는 김치를 담그지 않고 고기를 사서 나눠준다. 이듬해 김장김치가 다 떨어져갈 때쯤에 김치를 담가 전한다. 이들에게 반찬은 ‘정성’과 ‘사랑’이다. 

“우리에게 반찬은 가족이라 생각하고 내가 먹을 음식을 이웃과 나누고자 하는 마음, 맛이 있어서 이웃에게 맛보이고 싶어 하는 그런 음식”이다. 그런 고회장에게 고민이 있다. “20년 째 한 개인의 집과 마당을 빌려 사용했는데, 언제까지 계속 할 수 없어 주민자치센터 등 공공시설에 조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으면 하는 것이다”

20년째 이어온 반찬 나눔이 앞으로 20년, 아니 그 이상 꾸준히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뿐이다.
모현의좋은사람들은 반찬 나눔 외에도 시각장애인 공동거주시설 ‘소망의 집’과 노인복지시설 ‘예닮마을’ 주민들을 초대해 식사를 대접하는 ‘행복한 저녁식사 및 음악회’ 활동도 수년 째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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