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트브 화면 캡쳐

2002년. 대다수의 우리 국민들은 열렬한 축구팬이 됐습니다. 어느 스포츠든 팬이 됐음을 알리는 첫 번째 표현은 ‘우리’라는 것이랍니다. 우리 대표팀이 월드컵 경기에서 4강에 올랐다는 표현이 아니라 ‘우리가’ 또는 ‘우리나라가’ 월드컵 4강을 이뤄냈다라고 표현되는 것! 그것이 곧 자연스럽게 팬이 됐다는 증명이라는 것이라네요. 그 뜨거웠던 여름에 온 국민이 하나 돼 목청껏 ‘오! 필승 코리아’라고 노래 부르며 응원했던 그 분위기를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아주 행복한 기억을 가지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그렇게 국민들에게 희망과 자신감을 심어줬던 즐겁고 신나는 일로 인해서 당시 축구대표팀의 히딩크 감독은 외국인임에도 일약 국민 영웅이 됐고, 히딩크의 나라인 네덜란드는 왠지 모르게 너무 가까운 이웃나라인 것 같은 느낌마저 주게 됐지요. 월드컵이 끝나고도 방송에서는 한동안 네덜란드와 관련한 프로그램이 줄을 이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덕분이었는지 저도 막연하게 네덜란드에 대한 이미지를 아주 좋게 가지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하면 예전에는 튤립, 풍차, 암스테르담 뭐 이런 단어가 나열됐는데 이제는 히딩크가 먼저 떠오르게 됐어요. 하 하!

‘베네룩스’가 뭘 말하는지 알고 계시지요? 25%가 해수면보다 낮은 국토를 가지고 있는 나라 네덜란드, 초콜릿과 와플이 유명한 벨기에, 그리고 무슨 건전지 같이 작지만 강한 나라 룩셈부르크. 이 세 나라를 합쳐서 베네룩스라고 한다고 아주 어렸을 때 교육을 받았지만 한참을 잊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네덜란드 덕분에 새삼 관심을 갖다 보니 새록새록 기억이 떠오르더군요. 그리고 이 베네룩스의 음악에 대해서도 관심이 가게 됐고요.

블루스는 미국이나 영국에서만 힘을 쓰고 있는 음악이 아니랍니다. 필자가 직접 가서 확인해 보지는 않았지만 들은 바로는 유럽 전역에 걸쳐서 블루스가 크게 사랑 받고 있다고 하네요. 그 중에 베네룩스블루스라고 이름 붙여져 활동하고 있는 무리들이 꽤 있는 모양입니다. 그 중에 귀가 팍 열리게 하는 매력적인 목소리의 오스카 벤튼(Oscar Benton)을 소개해드리지요. 고백하건데 2002년도 월드컵이 있기 전까지는 이 사람을 전혀 몰랐습니다만 그 여름의 뜨거운 감동으로 네덜란드에 대한 관심이 생기면서 나중에 알게 된 가수입니다.

네덜란드 출신의 가수가 누가 있나 여기저기 뒤지다가 오스카 벤튼이라는 생소한 이름의 Bensonhurst Blues를 찾게 됐는데, 4분이 채 안 되는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 느낌이라는 것은 정말….

곡 전체를 감싸고 도는 장중함과 경쾌한 비트는 전혀 잃어버리지 않으면서도 어쩌면 그리 깊은 애수가 서려 있던지. 그러면서 뭔 놈의 목소리는 그렇게 또 독특한지 곡이 다 끝나기도 전에 저는 그만 ‘으아!’ 하는 감탄과 함께 완전히 무장해제가 돼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런 후에 이 사람과 곡에 대한 정보를 찾아봤는데, 이미 오스카 밴튼의 ‘Bensonhurst Blues’에 대한 첫 느낌을 필자 이상으로 강하게 받았던 유명인이 있었더군요.

바로 프랑스의 미남 배우 알랭드롱이었는데, 그가 이 곡을 처음 듣고서 한 이야기가 ‘으아! 미쳐버리겠네’ 였대요. 그리고 나서는 이 곡을 자기가 주연을 한 영화에 사용을 하게 됐는데 그 영화가 1981년도에 나온 ‘형사이야기’였답니다. 원래 이 곡은 1940년대에 만들어진 곡이었대요. 그 곡을 오스카 벤튼이 1973년도에 발표했는데 당시에는 홍보 방법에 문제가 있었는지 별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가 알랭드롱의 영화에 사용되고 난 후에 큰 인기를 얻게 됐다는군요.

Bensonhurst는 뉴욕의 브루클린 근처에 있는 빈민촌이라고 하는데, 아마도 빈민가 출신끼리 시기와 질투 속의 경쟁 심리를 가사로 만든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더 블루지한 느낌을 받게 되는 그런 곡이지요. 원래 오스카 벤튼은 바이올린을 전공한 클래식 연주가 였다는데, 그 길을 계속 걸었었다면 아마도 저나 여러분들이 이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을 기회가 없어졌겠지요. 곡을 들어보면 알겠지만 어찌 들어보면 조 카커나 탐 존스의 느낌이 들어가 있지만 오스카 벤튼만의 카리스마가 듣는 분들을 빠져나올 수 없는 길로 잡아끄는 것을 느낄 수가 있을 겁니다.

(음악 듣기 오스카 벤튼의 Bensonhurst Blues https://youtu.be/si7Np5U0Y5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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