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당성 검토 용역 들어가…유치 가시화?
시축구협회 “시민구단 통한 창단해야”
기존 A구단 축구팬 반발 움직임도

용인시가 모지역을 연고로 하는 프로축구단 유치를 추진하는데 대해 일각에서 타 지역을 홈으로 10여년을 뛴 축구팀을 용인으로 유치하는 것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무엇보다 시민의 공감대 형성과 여론 수렴이라는 최소한의 절차 없이 비밀리에 팀을 접촉하고 유치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방법부터 잘못됐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시는 7일 ‘A구단 유치 타당성 검토’를 위한 용역을 실시하기 위해 용역과제심의위원회의 서면심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시가 2500만원을 들여 타당성 검토를 하겠다는 것은 A구단 유치가 사실상 가시화됐고 이를 뒷받침할 근거를 마련하려 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11월 완공 예정인 시민체육공원. 시는 시민체육공원 활용의 일환으로 용인시 프로축구단 유치를 추진 중이다.

◇시 프로축구단 유치 움직임 배경은
시의 프로축구단 유치에 대한 구체적인 얘기가 밖으로 나온 것은 지난 5월 즈음이다. 정찬민 시장이 간부회의에서 프로축구단 유치를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이다. 축구 붐 조성과 올 11월 완공을 앞두고 있는 시민체육공원 활용방안의 일환이었다. 스스로를 ‘축구인’이라 칭하며 용인 프로축구단을 만들겠다고 공공연히 약속했던 정 시장이다. 임기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정 시장 입장에서는 시간이 촉박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문제는 프로구단을 새로 창단하는데 100여억 원의 막대한 예산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시는 이미 내셔널리그(실업축구)였던 용인시청 팀을 지난해 해체한 바 있다. 용인시청 축구단의 1년 예산은 20억 원 정도로 이마저도 부담스러웠던 시로서는 새로운 구단 창단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들인다는 것은 고려조차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시, “A구단 유치로 시가 가져올 이득 커” 
이런 과정에서 시가 내민 카드는 연고 이전을 통한 유치다. 시 관계자들은 용인시를 연고로 할 수 있는 프로축구단을 찾던 중 내년 1월 계약이 만료되는 A구단이 최적이라고 판단했다. 시는 A구단을 유치할 경우 △시민체육공원 활성화와 사용료 징수 통한 수익 △유스축구단 지원금으로 축구센터 발전 도모 △시민 단결 등의 많은 이득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시와 A구단의 접촉은 이미 올해 초 있었고 A구단은 상대적으로 큰 도시 규모나 시민체육공원 내 종합운동장을 사용할 수 있는 등 환경적인 조건에서 매력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협회 등 각계 반응은
이에 대해 용인시축구협회 측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다른 곳을 연고지로 뒀던 팀을 지역으로 데리고 온다는 것 자체가 스포츠계에서는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설령 연고 이전을 했다 해도 시민들이 그 팀을 지역의 구단으로 인정할 수 있겠느냐는 점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축구협회 장원석 회장은 “A구단이 용인에 온들 과연 용인시민이 애착을 갖고 팀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싶다”며 “(A구단은) 언제든 계약이 끝나면 떠날 수 있는 팀이다. 예산을 들여서라도 시민구단을 창단해서 차근차근 프로구단으로의 단계를 밟아가는 게 맞다고 본다”이라고 말했다. 장 회장은 또 “지역 내 축구인 대부분은 프로축구단이 필요하다는 사실엔 공감하고 있다”며 “연고 이전은 방법 면에서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꼭 해야 한다면 공개적으로 투명한 과정을 거쳐 시민 의견을 담아 합리적 결정을 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시의 일방적인 프로축구팀 유치 추진에 우려를 보인 것이다. 

장 회장의 이 같은 지적은 이미 A구단의 기존 축구팬들의 반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용인으로 연고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돌자 A구단 축구팬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축구팬들은 A구단과 모지역 홈페이지 게시판이나 SNS, 전화 민원 등을 통해 사실 여부를 묻고 반대 의사를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모습이다. 모지역은 뒤늦게 A구단과 재계약 의지를 보이며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연고 이전이 현실화될 경우 여론의 화살은 용인시로 돌려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한 시의원은 “부담을 안고서라도 A구단을 유치해야하는 당위성에 대한 확실한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며 “프로축구단 창단에 있어 시민들이 급할 것은 없지 않느냐. 시민과 교감하며 단합을 이끌 구단을 만드는 것이 최종 목적이 돼야할 것”이라고 말해 시의 행보가 일방적임을 지적했다. 다른 한 시의원 역시 “프로축구단 유치는 시민체육공원 활성화의 방안이 될 수 없다”며 “당장 11월 완공에 맞춰 구단을 유치하기 위해 너무 무리하게 움직이지 않나 싶다”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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