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 역사상, 가수가 아님에도 지대한 공(?)을 세웠던 여인으로 회자되는 패티 보이드(Pattie Boyd)라는 한 여성을 소개해야 하겠습니다. 이 여성 때문에 만들어진 팝음악이 무지하게 많습니다. 그 중에 많이 알려진 몇 곡을 뽑으라면 비틀즈의 아름다운 러브송 ‘Something’, 록의 명곡이라 일컬어지는 ‘Layla’, 블루스 춤곡으로 너무 유명한 ‘Wonderful Tonight’ 등 이런 곡들이 다 이 여성 때문에 만들어진 곡입니다.

패티 보이드는 60년대 영국의 유명 모델이었답니다. 모델이었으니까 몸매는 당연히 뛰어났을 테고 얼굴 역시 매력이 철철 흘렀다는군요. 그래서 주변에 죽고 못 사는 남자들이 줄을 섰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옵니다. 그런 여성을 낚아챈 남자가 바로 조지 해리슨입니다. 조지 해리슨이 패티 보이드를 유혹하기 위해 만든 곡이 바로 ‘Something’이었던 것이지요. 세계 최고의 그룹인 비틀즈의 조지 해리슨이 그 절절한 사랑의 노래를 만들어 바치면서 이뤄진 부부는 그 시작대로라면 영원히 행복하게 아들 딸 낳고 잘 살아야만 우리가 흔히 봐왔던 아름다운 사랑의 이야기가 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인지라 그 뜨거움이 식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지요. 조지 해리슨이 인도철학 쪽에 관심을 두며 아내에 대한 사랑이 전과 같지 않게 되자 패티 보이드는 남편의 사랑이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남편의 질투심을 자극합니다. 남편의 절친인 에릭 클랩튼을 유혹한 겁니다.

친구의 아내가 자기를 유혹한다면 당연히 그 유혹을 뿌리치고 친구의 아내를 크게 혼내고 우정을 지키는 것이 남자의 본분이겠지만 에릭 클랩튼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패티 보이드의 치명적인 아름다움에 푹 빠져버린 거죠. 패티 보이드는 남편인 조지 해리슨의 질투심을 유발하고자 남편 친구를 잠깐 이용했고, 조지 해리슨은 어찌했든 다시 가정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러나 순진한 에릭 클랩튼은 친구 부인에게 빠져서 헤어나지 못한 상태가 돼버렸습니다. 그래서 만든 노래가 바로 ‘Layla’예요.

결국 상사병에 못이겨 하던 에릭 클랩튼이 친구인 조지 해리슨을 찾아가게 됩니다. 그리고서 하는 말이 ‘야, 죠지. 사실 내가 네 아내를 너무너무 사랑하게 되었어. 네 아내와 같이 살고 싶어. 날 줘!’ 뭐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 거예요. 그런데, 조지 해리슨은 달랐습니다. 그 말을 들은 조지 해리슨은 ‘그래! 내 아내를 너에게 줄게. 대신 네 여자 친구를 내게 넘겨.’

도대체 이 사람들의 사고방식이란 것이. 정말 이해하기 힘들지요? 여하튼 그렇게 해서인지, 결국 패티 보이드는 조지 해리슨과 이혼을 하고 에릭 클랩튼과 결혼을 하게 됩니다. 여기서 또 하나 기가 막힌 일이 벌어졌는데, 그 결혼식의 축가를 누가 불러줬느냐 하면요. 바로 조지 해리슨인거에요.

에릭 클랩튼(왼쪽) 사진 출처 https://thewandrinstar.wordpress.com 화면 캡처

패티 보이드와 조지 해리슨 사진 출처 https://elchocomil.wordpress.com 화면 캡처

아무리 이해를 하려 해도 보통사람의 생각으로서는 정말 이해가 안가는 그런 일들입니다. 좌우지간 친구의 아내를 취한 에릭 클랩튼이 그러고 난 후에 만든 곡이 그 유명한 ‘Wonderful Tonight’이예요. 그런데 그렇게 부드럽고 아름다운 곡이 사실은 에릭 클랩튼이 패티 보이드에게 짜증이 나서 만든 곡이라는 거예요. 함께 파티에 갈 준비를 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화장을 하며 이것저것 물어보고 있는 패티 보이드에게 짜증이 나서 만든 노래였습니다. 역시 사랑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니깐요. 결국 이 부부도 백년해로를 하지 못하고 에릭 클랩튼이 다른 여자에게서 아들을 낳자, 그 일을 계기로 이혼을 하게 되었지요. 그렇게 낳은 에릭 클랩튼의 아들이 어린 나이에 고층 아파트에서 실족사를 하자 나온 노래가 ‘Tears In Heaven’이었던 거구요.

에릭 클랩튼이 조지 해리슨의 부인인 패티 보이드를 만나게 된 계기가 됐던 곡입니다. 조지 해리슨이 만든 ‘While my guitar gently weeps’라는 곡인데, 이 곡을 만들 무렵 비틀즈는 내분이 있어서 녹음을 해야 하는데도 연습이 제대로 안됐답니다. 그래서 조지 해리슨이 친구인 에릭 클랩튼을 불러서 비틀즈의 앨범에 참여를 하게 만들었다고 하네요. 앨범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집으로 초대해 패티 보이드를 보게 해준 계기가 됐다는 말입니다. 참 애증이 많이 깃들여진 곡이겠지요?

조지 해리슨이 죽고 난 후 그에 대한 추모공연을 하게 됐는데 링고스타가 드럼을 치고 폴 메카트니는 건반을 치며, 조지 해리슨이 재혼을 해서 낳은 아버지와 너무나 닮은 아들 ‘다니 해리슨’이 기타를 치며 에릭 클랩튼이 이 곡을 불러주는 영상이 하나 있습니다. 조지 해리슨과 똑같이 닮은 아들을 보면서 에릭 클랩튼은 어떤 생각으로 노래를 불렀을까요?

(관련 동영상 http://youtu.be/rj4J6i_vw0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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