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고 탈 많았던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이 560만 표라는 압도적 다수표로 당선됐다. 환호의 소리도 높았고 우려의 소리도 그만큼 높았다. 이번 선거만큼 여야에서 거짓 홍보와 상대방을 헐뜯는 괴담이 많았던 적도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선거 후를 걱정했다. 혹시 이러다가 대선 후에 세대 간 갈등, 동서 간 갈등 그리고 빈부 간 갈등에 위에 또 하나 다른 갈등이 더해지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의 소리였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그런 많은 우려를 뒤엎고 지금까지 그 어느 대통령도 얻지 못했던 80%를 훌쩍 넘는 국민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탕평책과 인사정책이 재발 변하지 않고 끝까지 지속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문재인 대통령의 이러한 인기를 반영해서인지 최근 코스피 지수는 2300 선을 훌쩍 넘어 2317로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경제가 비참하다고 말하는데 익숙한 매스컴에서도 이번에는 오히려 미래에는 부동산 투자보다 주식 투자가 더 큰 재테크 시장이라고 말하고 있다. 참 재밌는 현상이다. 경제를 분석하는 것이 직업인 필자로서도 지금과 같은 고속행진은 아닐지라도 완만한 상승세가 지속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그럴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왜 그럴 가능성이 높은가를 차분히 생각해 보도록 하자. 정치가 먼저인가 경제가 먼저인가는 오랜 논쟁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경제가 정치에 우선한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보편적 생각인 듯하다. 그러면 최근의 주가 상승을 어떻게 볼 것인가는 흥미로운 분석 대상이 될 것이다. 누구나 알듯이 주가는 많은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그래서 수많은 주식분석 모델 중 어느 것도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주가를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주가는 미래 기업의 이익, 정치경제의 안정성, 이자율, 그리고 국민들의 미래 경제에 대한 기대감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은 알고 있다. 이런 여러 요인들 비중이 그때그때마다 변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먼저 미국을 살펴보자.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되자마자 미국경제 우선주의를 강조하고, 1조달러 사회간접 투자를 발표했다. 미국 국익에 반대되는 FTA, TPP 등을 과감히 탈퇴하거나 재협상하겠다고 했다. 미국 기업들은 환호했고 1/4분기 미국 GDP는 2.4% 성장했으며, 실업율도 급격히 줄어들었고 주가는 치솟았다. 미국 주가를 상승시켰던 것은 미국 기업의 이윤율 증대에 의한 것이 아니라 미국 경제에 대한 기대감의 상승 때문이었다. 그러나 미국 경제는 트럼프 대통령 초기의 기대감에 부응할 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의 기이한 행동으로 사우디와 123조원이라는 어마어마한 투자 약속을 받은 후에 주가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전으로 환원됐다. 우리는 이 현상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 주가는 여러 가지 이유에 의해 움직이지만 주가를 지속적으로 유지시켜주는 것은 기업들의 이윤 증대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미국 기업들의 경쟁력이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드라이브 정책과 미국 기업들의 경쟁력 상승이 합쳐졌다면 미국 주가는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을 것이다.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주식 시장은 ‘냉정’하게 원위치로 환원됐던 것이다.

다시 우리나라로 돌아와 보자. 최근 코스피 지수 상승은 어찌 보면 트럼프 대통령 초기와 같이 경제에 대한 기대감 상승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우리 경우에는 미국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이번 1/4분기 우리나라 주요기업들의 이윤율은 대부분의 기업들(대기업의 경우이지만)이 공히 상승했고, 이윤율도 8%대로 호황기 때의 이윤율과 비슷했다. 즉 주가 상승의 기본 요소인 기업 이윤율이 상승한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대통령의 탕평책과 인사정책 등이 기대 이상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에 최근의 주가 상승이 가능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과 같은 주가 환원을 피하기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는 비교적 명확히 알 수 있다.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데 방해되는 요인을 끈질기게 찾아 시정하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 전에 제이노믹스라는 것을 발표했다. 물론 다 옳은 내용은 아니다. 그러나 눈에 띄게 중요한 내용이 있다. 기업 간 윤리, 즉 기업 간의 ‘공정성’을 확보하겠다는 내용이다. 어느 경우에도 대기업의 중소기업에 대한 갑질, 은산분리 원칙, 적절한 수준의 법인세 실효 세율 증가는 양보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물론 반대도 많을 것이고 다양한 반대 이론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은 지혜로워야 한다. 많은 의견 중에서 정작 가치 있는 논리를 찾아 시행해야 한다. 만약 문재인 대통령이 그럴 수만 있다면 지금의 코스피 2317은 미래에 웃기는 옛날 얘기일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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