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언제 써 보셨어요? 요즘처럼 컴퓨터에 자판으로 쓰는 이메일이 아니라 직접 손으로 썼던 그런 편지 말입니다. 하다못해 크리스마스카드나 연하장 써본지 오래되신 분들 많으시죠? 저도 그렇습니다. 꾹꾹 눌러 쓴 편지. 부모님이나 친구의 안부를 묻던 편지, 추운 날 전방에서 고생하던 군인에게 보냈던 위문편지. 눈물로 쓴 편지도 있고 모래 위에 쓴 편지도 있습니다. 그런 편지 중에 최고의 편지는 역시 사랑이 담긴 편지지요.

러브레터. 그 네 글자만 봐도 가슴이 설렙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이 담긴 편지. 그 편지 내용으로 가슴이 설레고 인생 모든 것이 결정지어질 것 같았던 그런 뭉클거림의 시작점.

‘당신의 마음이 담긴 사랑의 편지는 당신과 내가 떨어져 있는 동안에도 가까이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당신의 사랑이 담긴 편지를 읽다 보니 이 밤에도 난 외롭지 않아요. 당신이 쓴 편지를 한 줄 한 줄 읽고 나중에는 맨 아래에 쓰여 있는 당신의 이름에 키스를 합니다. 그리고 나서는 당신의 마음이 담긴 편지를 또 처음부터 다시 읽지요.’

‘Love letters’라는 곡의 가사 일부입니다. 몇 줄 읽어 내려가다 보면 뒤에서 사랑을 주제로 하는 배경음악이 흘러나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으세요? 1945년 동명 영화의 주제곡으로 아카데미상 후보로 올랐던 곡입니다. 참 많은 가수가 불렀던 명곡인데 오늘은 생각지도 않았던 가수의 버전이 떠올라서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탐 존스(Tom Jones)라는 가수를 아시나요? 지금은 80세 가까이 나이를 먹어 이가 빠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60~70년대에는 그야말로 하늘을 찌르는 인기를 가졌던 팝계의 호랑이라고 일컬어졌던 가수입니다. 한창때는 공연을 할 때마다 여자들이 난리가 났대요.

세상에나. 탐 존스가 공연을 하면 무대 위로 수많은 여성들이 자기가 머물고 있는 호텔 키를 속옷에 싸서 던졌다는군요. 하이고 부러워라…. 하지만, 남자들 취향에는 별로였던 것 같아요. 대부분의 남자들은 그를 평하기를 느끼함의 대명사로 치부해버립니다. 외모로 보기에는 좀 그렇지만 알고 보면 음악적 매력은 참 대단한 카리스마가 있습니다. 풍부한 성량을 듣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그의 매력에 풍덩 빠져버리고 만다니까요.

탐 존스가 부르는 ‘Love Letters’가 몇 해 전 우연히 보게 됐던 블루스 영화에 담겨 있었는데, 글쎄 앉아서 노래를 하고 있는 탐 존스 주변을 보니까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몇몇 사람들이 함께 하고 있더라고요. 마초적인 목소리에 예사롭지 않은 기타선율이 흘러서 가만히 보았더니 글쎄 제프 백(Jeff Beck)이라는 걸출한 기타리스트였어요.

탐 존스하고 제프 백…. 왠지 두 사람은 같은 밥상에서 젓가락도 안들 사이처럼(아~ 그 쪽은 포크겠구나~) 좀 거리가 있어 보이는 사람들이라 여겨지지요. 저만 그렇게 생각하나요? 여하튼 간에, 그래 보입니다 저는, 하하. 그렇게 보이는 두 사람이 만나서 노래를 부릅니다. 정말 신기하고 재미있는 일입니다. 제가 본 영상은 블루스시리즈로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총 일곱 편으로 블루스의 역사와 스토리가 모두 담겨 있는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꼭 한번 보시라고 권하고 싶은 영화이기도 합니다. 그 중 한편인 마이크 피기스의 ‘Red, White and Blues’는 그 유명한 ‘에비로드 비틀스 스튜디오’ 안에서 제프 백, 반 모리슨(Van Morrison) 같은 사람들의 즉흥 연주에 탐 존스의 목소리가 퍼져 나오는데 정말 아름다운 모습이 연출되더라고요.

그래서 아름다운 광경을 함께 즐겨보시고 사랑하는 분들에게 편지 한통 써보시라고 권유하려 이 곡으로 골랐습니다.
(관련 동영상 Love letters http://youtu.be/B5_pidiE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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