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을 기획 시리즈 3

소년·소녀가장이란 용어가 여전히 있으며 또 엄연히 우리 사회에는 어린 나이에 가장 역할을 하는 아이들이 존재하고 있다. 기흥구 한 복지관을 비롯해 일선 학교 등을 통해 가장 역할을 하고 있는 청소년을 찾으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상황 파악을 못해서라기보다는 일종의 개인 정보 보호 차원에서다.  

하지만 이들을 만난다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니다. 실제 기자가 16~17일까지 기흥구  일대 5곳의 G드림카드(경기도 아동 급식 전자카드) 가맹점을 찾아 문의해 2명의 학생을 만날 수 있었다.

상갈동에 할머니와 함께 거주하고 있는 최윤호(가명·15) 군은 초등학교 2학년 부모님과 헤어진 후 화성을 거쳐 용인에서 3년째 거주 중이다. 한 집안을 책임지는 가장이라고 하기에는 경제적, 사회적으로 낮춰진 것이 하나도 없다. 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최군은 나이를 먹을수록 학교보다는 사회진출을 꿈꾸고 있다. 고등학교 진학도 현재로는 묘연하다.

일상생활에 대한 물음에 최군은 특별히 힘든 게 없다고 말한다. 매달 할머니 앞으로 나오는 일정부분의 연금이 수익의 전부라 중학교 졸업 후 공부가 아닌 일을 하고 싶단다.

“복지관이나 관심 있는 분들이 먹을 것은 수시로 지원해주시는데 그것만 가지고 생활하지는 못한다. 할머니도 특별히 하시는 일이 없는데 고등학생이 되면 공부보다 일을 할 생각이다. 그나마 최소한으로 생활하려면 수익이 필요할 것 같다”

부모에 대한 이야기에 최군은 덤덤했다.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왜 할머니와 함께 살게 된지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다.

한 편의점 직원을 통해 소개를 받은 유재동(가명‧18) 군은 상갈동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단다. 2살 터울의 동생과 누나가 있지만 따로 생활한지 3년이 더 돼간다. 재동군의 고향은 서울이다. 부모님 중 엄마와 연락이 되지만 함께 생활하지는 않는단다.

학교와 청소년 복지시설에서 지속적인 관리를 받고 있어 생활에 어려움은 없지만 혼자 생활하는 것이 매우 힘들단다. 몇 해 전 사춘기를 힘들게 보냈다는 유군은 말수가 적었다. 학교생활에 대한 물음에 ‘그냥 열심히 하고 있다’고 짧게 답할 뿐이다.

유군은 빨리 대학생이 되고 싶단다. 고등학생이다 보니 아르바이트도 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대학교에 가고 싶어요. 공부를 정말 잘하는 것은 아닌데 대학 가서 늦은 시간까지 아르바이트를 해 제가 하고 싶은 일을 다 해 보고 싶죠. 자주 가는 편의점이 있는데 그곳에서 일하고 싶어요”  

최군과 유군은 5월이 가정의 달인 것을 아냐는 물음에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리고 자신에게 가정이란 무엇이냐는 물음에 최군은 ‘식구’로, 유군은 ‘잘 모르겠다’라고 답했다. 다시 최군에게 식구가 무엇이냐고 묻자 ‘할머니 같이 사는 사람’이라고 구분했다.

최군과 유군이 살고 있는 용인. 그렇다면 용인에서 같이 살고 있는 우리는 모두 그들의 식구며 우리는 한 가족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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