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오케스트라…‘태교축제’ 출연자 양성용 지적
모집 중인 임산부 할인 음식점은 실효성 논란도

‘태교도시 용인’ 홍보 영상 중 한 장면. (사진 출처=용인시 인터넷방송 캡쳐)

태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2년 전 ‘태교도시 용인’을 선포한 용인시가 관련 사업에 있어 여전히 ‘걸음마’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용인시는 지난해 9월 ‘태교도시’를 용인만의 특화된 도시브랜드로 만들겠다며 태교도시팀까지 꾸려 행정을 시작했다. 그러나 타지자체와 차별성이 없고 ‘보여주기식’ 홍보에만 그쳤다는 평이 이어졌다. 태교도시팀은 팀이 꾸려질 당시 “올해(2016년)는 새로운 사업보다는 태교도시 선포를 알리고 기반을 잡아가겠다”며 2017년 발전단계로 접어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 관계자는 “2017년에 계획하고 있는 사업 예산만 4~5억원”이라며 ‘발전단계’에 대한 기대를 심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본 올해 시 태교도시 사업은 지난해와 다른 부분이 거의 없다. 그나마 새로운 사업은 임산부 오케스트라 ‘두리 한소리’와 ‘임산부 음식점 할인’ 사업 정도다.

‘두리 한소리’는 15명의 임산부에게 5~9월까지 5개월 동안 바이올린, 첼로, 플루트를 무료로 교육하는 사업이다. 건강한 음악 태교와 가족과 함께하는 음악회를 개최하는 게 목적이라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태교축제를 위한 출연자 양성 목적이 크다. 참여자 조건에 ‘9월 연주회가 가능한 임신 4개월 이내 임산부’가 있기 때문이다. 참여자 수로 보나 교육기간으로 보나 태교를 위해 임산부에게 음악 교육을 제공한다는 목적보다는 태교축제 무대에 설 임산부가 필요했기 때문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임산부 음식점 할인 사업은 이미 타지자체에서 수년전부터 해오던 사업으로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사업이다. 과천시가 2010년 비슷한 사업을 시작한 이래 세종 인천 고양 대전 등 수많은 지자체가 이미 임산부를 위한 음식점 할인 사업을 하고 있다. 게다가 행정당국은 홍보 역할만 할 뿐 임산부와 동반자 할인은 음식점주가 부담해야하는 방식이다.

시의 역할은 그럴듯한 현판을 달아주고 1년에 한번 만드는 전단지나 책자로 끝난다. 음식 값을 할인해주는 것이 태교에 어떤 효과가 있는 지, 그 부담을 왜 음식점주가 떠안아야 하는가에 대한 비판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인천시 계양구에서는 만삭 임산부가 할인음식점에서 식사를 했지만 산모수첩이 없다는 이유로 할인을 거부당한 사례가 알려지기도 했다. 2014년 임산부 할인음식점 제도를 도입한 계양구는 30개 참여 식당의 할인 이행 여부나 산모 이용률은 전혀 파악하지 않는 등 관리에 소홀했다. 일부 지정 식당은 할인 지정 현판을 떼어내고 할인혜택을 주지 않았고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임산부 이용률도 낮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해당 사업이 임산부를 배려한다는 취지를 살리기에 부족한 부분이 지적되고 있지만 뒤늦게 시작한 용인시의 사업 내용엔 차별성을 찾기 어렵다. 음식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할인 대상을 임산부에 국한할 것인지 동반자에게도 줄 것인지를 점주가 정할 수 있도록 했다는 부분은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킬 것이란 지적이다.

시 태교도시팀에는 팀장을 비롯한 총 6명의 공무원이 실무를 담당하고 있다. 5명 실무관 중 4명은 용인시예절교육관의 업무를 담당한다. 무늬만 ‘태교도시팀’인 셈이다.

차별성을 이유로 ‘태교도시’를 선포하고 무리하게 밀고 있는 시의 모습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일각에서 태교도시에 대한 시의 의지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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