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리틀 오페라 유투브 영상 캡처.

젊은 여인이 담배 피우는 것에 대해서 우리 사회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여자 화장실에 수북이 쌓인 담배꽁초를 볼 때마다 떠오르는 생각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피우는 이유가 ‘행실이 별로 안 좋은 여자’로 오인하진 않을까 싶은 노파심 때문인지….

우리는 가끔 영화 속에서 아름다운 각선미를 드러낸 채 붉은색 매니큐어를 바른 손가락으로 담배를 피우는 여주인공의 모습을 본다. 피어오르는 담배 연기 속 여배우의 모습을 볼 때면 비밀스러운 ‘담배’가 때로는 여자의 도발을 상징하는 무기가 된다는 걸 느낀다.

담배를 소재로 만든 코믹 오페라 ‘수잔나의 비밀’에서 주인공 수잔나 또한 남편 몰래 담배를 피운다. 100년 전 만들어진 오페라답게 숨어서 담배를 피우는 사실이 그녀가 간직한 커다란 ‘비밀’이다. 이젠 비밀스럽게 담배를 피우지 않아도 되는 시절 앞에서 수잔나 역할 또한 세월과 함께 내용도 변화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 오페라 ‘수잔나의 비밀’이다.

작곡가 : 울프 페라리(1876~1948)
대본 : E.골리치아니
인테메조의 단막
초연 : 1909년 10월 4일 오프극장
주인공 : 길(바리톤), 수잔나(소프라노)

1700년대 오페라 인터메조 양식을 그대로 도입한 이 오페라는 토스카니니에 의해 1911년 로마 코스탄치 극장에서 연주됐다.

이후 메트로폴리탄과 코벤트 가든에서 차례로 연주돼 대성공을 거뒀다. 무대는 이탈리아의 피에몬테 지방이다. 수잔나의 남편 길(Gill)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지나가는 한 여자를 보고 자기 부인인 줄 착각한다. 그러나 그의 부인 수잔나는 이미 집으로 돌아와 피아노 앞에 앉아있는 상태. 집에 돌아온 남편은 거실에서 전에 없던 담배 연기를 맡게 된다. 자기 부인이 담배를 피우리라고는 전혀 생각해 보지 않던 남편은 그만 수잔나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외간 남자를 만나고 다니는 게 아닌가 하고 말이다.

질투심에 사로잡힌 그는 시종(오페라 중에는 노래 없는 마임 역할)에게 물어봤지만 아무 대답이 없자 직접 그녀에게 외출을 했었는지 물어본다. 수잔나에게 ‘외출하지 않았었다’는 대답을 들은 그는 잠시 그녀를 의심한 것을 후회한다.

잠시 후 방에서 나온 수잔나는 남편에게 친구들이나 만나고 오라고 권한다. 마지못해 남편은 외출한다.

하지만 그는 우산을 빠트리고 나갔다. 그사이 수잔나는 미리 구입해 시종에게 맡겨둔 담배를 다시 달라고 말하고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다. 그 순간 우산을 가지러 들어온 남편과 마주치게 된다. 남편은 못 본 척 다시 나가고 그녀는 혼자서 담배를 피운다. 남편은 창문으로 몰래 들어와 남몰래 담배를 피우는 수잔나의 비밀을 알게 된다. 남편은 잠시나마 그녀의 불륜을 의심했던 것에 대해 사과한 후 그녀와 함께 담배를 피우겠노라고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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