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소설 파우스트를 바탕으로 한 오페라는 세계 각국에서 앞 다퉈 공연됐다. 그 중에서도 프랑스 작곡가 구노는 원제목 파우스트라는 제목을 그대로 쓰면서도 원 제목이 주는 딱딱함을 부드럽게 표현해 주었고, 또 다른 작곡가 베를리오즈는 La Damnation de Faust(저주받은 파우스트)라는 이름으로 좀 더 드라마틱한 에피소드와 괴테 시의 색깔을 표현하는데 중점을 뒀다. 그러나 이탈리아 작곡가 보이토에 이르러서는 자신이 직접 쓴 오페라에서 이전에 썼던 어떤 오페라 대본에서도 볼 수 없었던 완성도를 발휘한다. 이 오페라 대본은 지금까지 어느 오페라에서도 다뤄보지 않았던 두 가치를 소개한 점이 흥미롭다. 바로 선과 악, 죄와 미덕, 지옥과 천당, 그리고 신과 사탄 등으로 구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메피스토펠레(Mefistofele)
오페라 프롤로그 + 4막 + 에필로그
작곡가 : 아리고 보이토(1842~1918)
대본 : 아리고 보이토
원작 : 괴테의 파우스트
초연 : 밀라노 스카라극장, 1868년 3월 5일
초연 가수 : M. 준카, 스팔라찌, 라보, 알레산드리니
초연 지휘 : 아리고 보이토
등장인물 : 메피스토펠레(베이스), 마르게리타(소프라노), 마르타(콘트라알토), 파우스트(네터), 바그너(테너), 네레오(테너), 엘레나(소프라노), 합창단(시민들, 아이들, 사냥꾼들, 학생들, 마녀들과 점성가들)

프롤로그 : 하늘에서 하느님과 메피스토펠레 사이에 내기를 건 주제는 바로 파우스트의 영혼을 빼앗을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였다. 파우스트가 악의 세상으로 쉽게 넘어올 것을 확신한 메피스토펠레는 파우스트의 영혼을 빼앗을 무기로 그의 지칠 줄 모르는 지식열과 학구심을 이용하기로 한다.

◇1막 : 프랑크푸르트의 성곽. 부활절 일요일에 시민들은 왕자가 지나가는 것을 보기 위해 길게 늘어서 있다. 파우스트와 그의 제자 바그너는 광장에서 벌어지는 시민들의 춤 솜씨를 유심히 보고 있다. 날이 저물고 파우스트는 처음으로 회색 수사복으로 변장한 음울한 메피스토펠레를 만난다.
1막 2장 : 파우스트가 성경책을 읽으려는 찰나에 메피스토펠레가 나타나 파우스트에게 제안을 한다. 파우스트의 사후 영혼을 자신에게 맡겨 주기만 한다면 그 대가로 현세에서 파우스트가 일생동안 누릴 수 있는 모든 즐거움과 쾌락을 보장하겠다는 제안을 한다. 파우스트는 영혼의 세계를 무시한 채 한 순간만이라도 맛볼 수 있는 완벽한 쾌락의 순간을 느끼기 위해 메피스토펠레의 제안을 받아드린다.

◇2막 : 젊음을 되찾은 파우스트는 엔리코라는 가명으로 마르게리타라는 순진한 여인을 유혹한다. 파우스트는 마르게리타에게 수면제를 주며 그녀의 어머니가 잠들 수 있도록 만든 다음 단둘이 만나자고 제의한다.
2막 2장 : 브로켄의 산. 메피스토펠레는 파우스트를 쉬릭의 언덕에 있는 마녀들의 산으로 유도하며 지옥과 만난다. 마녀들의 모임에 참가하게 된 파우스트는 목에 빨간 표시를 두르고 쇠사슬에 묶여있는 마르게리타의 모습에 당황한다. 그는 범죄인이 될 마르게리타의 운명을 직감하지만 메피스토펠레는 파우스트를 미치광이처럼 마녀들과 춤을 추게 한다.

◇3막 : 형무소 안. 마르게리타는 혼자서 노래를 부르며 실성한 듯 그간의 사건을 이야기한다. 이 때 파우스트와 메피스토펠레가 나타난다. 메피스토펠레는 그녀를 살려줄 것을 허락하고 파우스트는 그녀에게 함께 멀리 떠나서 행복을 되찾자고 권유한다. 메피스토펠레의 모습에서 사탄을 알아본 그녀는 흉악한 모습에 부들부들 떨면서 파우스트의 제안을 거절한다. 정신을 차린 마르게리타는 하느님께 용서를 구하고 침대에 쓰러져 죽는다.

◇4막 : 그리스의 페네오스강. 파우스트는 헬렌을 만나기 원했고 영원한 젊음을 갈망한다. 두 사람은 클래식과 낭만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결합이 될 수 있었다. 엘레나는 전쟁의 기억과 트로이의 몰락에 대해서 노래한다. 그녀는 파우스트의 연민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그들은 함께 아르카디아 산맥을 향해 떠난다.

에필로그 : 파우스트의 연구실. 파우스트는 늙고 지친 몸으로 연구실로 돌아와 메피스토펠레와 함께 보냈던 교만의 시간에 대해 실망한다. 메피스토펠레는 파우스트에게 죽음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음을 상기시킨다. 다 얻었지만 정작 간절히 원했던 완전한 희열은 경험하지 못했는 파우스트. “현실은 고통이었고 이상은 단지 꿈이었네.” 순간 그는 깨닫는다. 오직 사랑만이 모든 것 위에 존재하고 특히 신을 향한 사랑만이 그토록 원하던 희열을 안겨줄 것 이라는 사실을….  그는 책 위에 머리를 기대고 마르게리타처럼 회개하며 죽는다. 그 사이 메피스토펠레는 패배한 채 땅속으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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