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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과 서민경제
  • 김상국(경희대학교 교수)
  • 승인 2016.10.24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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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웬만한 모임에 가면 단연 최고의 화제는 김영란법이다. 법 시행이 채 한 달이 되지 않아 김영란법의 효과에 대해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법 취지에 따른 중장기 효과는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김영란법이란 2012년 대법관을 지낸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발의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을 말한다. 즉 지금까지 관행이면서도 사회적으로 문제가 많았던 부정부패를 어떻게 하면 사전에 막고 부정부패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하면 빠르게 처리할 것인가를 염두에 두고 만든 법이다. 법의 근본 취지로 볼 때 오히려 만시지탄의 감이 있는 법이다. 그러나 그 법의 적용대상이 넓고 지금까지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던 관행에도 상당히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되는 것 같다.
문제가 되는 사안들을 열거하고 그 내용을 분석해 보도록 하겠다.

첫째는 적용의 범위가 너무 넓다는 것이다. 부정한 청탁이나 금품을 받는 공직자뿐만 아니라 사립학교 교직원과 언론인, 그리고 배우자까지 포함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직원 그리고 배우자가 포함됐다는 것이고, 국회의원이 빠졌다는 것이다. 당연한 우려다. 그러나 한번 생각해 보자. 법을 만드는 근본 목적은 법이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다. 즉 부정부패를 막는 ‘실효성’ 있는 법을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적용 대상을 어디까지 포함할 것이냐에 대해 비교적 명확한 답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국회의원이 빠졌다는 점이다. 그러나 국회의원이 포함됐을 때 이 법이 통과됐을까를 생각해 보자. 한술 밥에 배부를 것을 기대하지 말자. 지금만 해도 대단한 법이다.

둘째는 공직자가 한 번에 100만원을 넘게 받거나 모두 합쳐 1년에 300만원을 넘게 받으면 직무 관련성(대가성)이 없어도 처벌하도록 하고, 음식물은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는 10만원을 넘어서는 안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대가성의 여부다. 지금까지 수억원의 돈을 받은 사람들이 대가성 없이 빌려준 돈이라며 너무나 뻔한 변명으로 시간을 보냈다. 기업하는 사람이 단돈 100만원이라도 대가를 바라지 않고 빌려줬을까? 김영란법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일정액이 넘으면 대가성이 있는 것으로 간주하고 무조건 처벌하는 조항일 것이다. 음식물 3만원이라면 동양의 상식에 맞는 대접을 하기에 충분한 돈이다. 우리 서민이 먹는 식사비용으로도 충분하다. 그러나 계절적 특수가 중요한 한우나 굴비 등은 10만원으로 부족한 측면이 있다. 어려움을 겼고 있는 우리 농·축산물의 경우 입법상 어려움이 없다면 예외로 함이 어떨까 생각된다.

셋째는 김영란법으로 우리 경제가 위축되지 않을까하는 우려다. 제법 많은 사람들이 하는 걱정이다. 하지만 큰 우려사항은 아니다. 부정부패를 줄임으로써 경제가 성장하는 것이지 부정부패를 함으로써 경제가 성장하는 법은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OECD 34개국 중에서 부패인식지수가 27위로 거의 최하위권이다.

김영란법과 서민경제와의 관계를 생각해 보도록 하자. 김영란법의 가장 중요한 취지는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위반자를 처벌하자는 것이 아니라 “모든 관계자들에게 균등한 기회를 주자”는 것이 진정한 목적이다. 동양에서는 내가 누구를 알고 있다는 것, 그 사람과 돈독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출세하는데, 납품을 하는데 그리고 일을 유리하게 처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혈연, 학연, 지연을 찾고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다. 그러나 이 좋은 관계를 역으로 생각해 보자. 즉 특수 관계가 없는 사람은 특수 관계를 가진 사람에 비해 역차별을 받을 수밖에 없다. 흙수저 금수저 논쟁도 사실은 이와 같은 내용이다. 그런데 이런 특수 관계를 맺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부정청탁과 금품수수인 것이다. 김영란법의 가장 중요한 취지는 금품수수를 막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정당하고 평등한 기회를 주기 위해 부정한 행위를 금하자는 것이다. 이것이 김영란법의 근본 취지다.

김영란법은 당연히 서민경제에 큰 기여를 하리라고 본다. 몇몇의 특수한 사람에게만 기회가 주어지는 것과 정당하게 일하는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것과 어느 것이 더 우리 서민경제에 플러스가 될지는 너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지금은 잠깐 꽃다발 수요가 줄어들지라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꽃다발을 줄 일이 미래에 생긴다면 그것이 더 좋은 일 아니겠는가.

김상국(경희대학교 교수)  webmaster@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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