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말만 앞선 ‘홍보.구호 정치’ 비판

차별화된 이름 뒤 차별성 있는 정책 없어 

수지레스피아 전망대에 '엄마 특별시 용인'이란 문구가
걸려 있다.

용인시가 정부의 여성친화도시 선정 이후 내세운 ‘여성특별시’라는 슬로건을 ‘엄마특별시’로 갑자기 바꾸며 차별화된 전략 없이 홍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지난 9월 20일 슬로건 변화 방침을 시청 각 부서와 관계기관에 발표한 용인시는 현재 수지레스피아 전망대 건물과 처인구의 삼군사령부 등 4곳에 홍보용 간판을 제작하는 방법으로 ‘엄마특별시’로의 전환을  시민에 공개했다.

하지만 ‘엄마특별시’를 위한 이렇다 할 사업은 따로 계획된 바 없어 시민들은 또다시 슬로건을 내세운 ‘홍보 정치’가 시작된 것 아니냐며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정부가 여성친화도시로 용인을 선정한 것은 2014년이다. 이후 2015년 7월 ‘여성특별시’라는 슬로건과 함께 용인의 여성친화도시 사업에 차별성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여성특별시’라는 슬로건은 처음부터 불만과 혹평 일색이었다. 정부의 여성친화도시 모토는 지역정책과 발전과정에 여성뿐 아니라 남녀 모두가 동등하게 혜택을 보자는 것인데, ‘여성특별시’라는 슬로건은 오히려 이에 반하는 방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었다. 일각에서는 “여성만을 고려한 슬로건 덕분에 오히려 남성이 역차별을 느낀다”거나, “나도 여성이지만 용인시에 여성이 느낄만한 특별한 정책은 없는 듯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차별성을 둔 이름에 걸맞는 사업은 보기 힘들다는 것도 문제였다. 지역의 여성들로 이뤄진 줌마렐라 축구단은 화려한 창단을 뒤로하고 지원비가 부족해 축소되고 있는 실정이다. 태교도시라는 이름으로 내놓은 사업들 역시 타 시도의 임산부 지원 사업과 별반 다를 바 없다는 평가다.

이런 와중에 시가 2017년 여성친화도시 사업 차별성에 박차를 가하겠다며 내놓은 ‘엄마특별시’는 아직 사업이 시작되지 않았음에도 ‘이야기가 점점 산으로 가고 있다’는 냉소 섞인 말까지 나오고 있다. 용인시가 내놓은 새로운 슬로건이 이제 여성으로 제한하는 것을 넘어 여성 중 ‘엄마’에게 그 특권을 부여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용인시가 ‘엄마특별시’를 위한 첫 번째 사업으로 내세운 ‘육아종합 지원센터 운영’은 현재 19개의 중앙 및 시·도 센터를 제외하고도 전국에 70개가 넘는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엄마특별시 용인’의 차별성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 외 아이돌보미 지원 사업과 공동육아나눔터, 여성새로일하기센터 역시 ‘여성특별시 용인’이나 ‘엄마특별시 용인’이 차별적으로 계획한 사업이 아닌 여성가족부가 전국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사업 중의 하나다. 정부의 정책을 가지고 슬로건만 바꿔 차별성을 두겠다는 용인시의 의도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이외에도 시가 내놓은 102개의 ‘엄마특별시’ 사업(태교도시 34개 포함)들은 기존의 사업에 이름만 갖다 붙이거나 타 시·도에 이미 있었던 사업인 경우가 대다수여서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특별한 ‘엄마특별시’가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거창한 구호만 내세운 채 내실 있는 정책개발을 등한시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시 관계자는“2017년엔 대상을 ‘엄마’로 세분화해 체감할 수 있는 사업을 발굴·추진할 계획”이라면서도 “아직까지는 각 부서에 ‘엄마특별시’ 개념의 이해와 홍보 단계다.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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