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구 성복동에 ‘이스트사이드갤러리 서울-베를린’ 오픈

29일 첫 전시 ‘남북평화를 위한 베를린 장벽전’  
 

독일 ‘베를린 이스트사이드갤러리’의 대표 작품 중 하나인 카니 알라비의 ‘11월의 어느날’. 11월 9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순간, 물밀 듯이 밀려들어오는 인파들을 표현했다.

동독과 서독을 갈랐던 베를린 장벽은 1989년 통일 후 거대한 전시장이 됐다. ‘베를린 이스트사이드갤러리’는 무너지고 남은 장벽 곳곳에 세계 여러나라의 작가들이 생생한 메시지를 담은 벽화를 그리며 생긴 거대한 갤러리다. 21개국 총 118명의 작가들은 당시 이 벽화들을 캔버스에도 담았다. 그리고 그 그림들은 작년 11월 분단 70주년을 맞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 한국에서 전시돼 분단의 아픔이 평화 통일로 승화되길 바라는 깊은 소망과 함께 소개됐다.

이렇게 의미 깊은 그림들을 앞으로는 지역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에 새로 문을 열 ‘이스트사이드갤러리 서울-베를린(관장 손정순)’은 이름 그대로 독일 베를린 장벽에 새겨진 벽화를 화폭에 담은 작품들을 전시하는 ‘한국의 이스트사이드갤러리’다. 오픈을 기념하는 전시회는 ‘남북평화를 위한 베를린 장벽전’으로 오는 29일부터 한달간 20여점의 작품들이 전시될 예정이다. 주목할 점은 이스트사이드 갤러리 작품뿐 아니라 용인 작가들의 평화와 화합을 주제로 하는 다양한 작품들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옛 동독의 에리히 호네커와 소련의 레오니트 브레즈네프의 입맞춤을 해학적으로 묘사한 드미트리 브루벨의 ‘형제의 키스’를 비롯해 동독의 소형 자동차 트라비가 장벽을 향해 돌진해 흠집하나 없이 뚫고 나오는 모습을 표현한 비르기트 킨더의 ‘최상의 테스트’ 등 국내에서도 유명한 작품들이 전시된다. 또 이스트사이드갤러리협회 회장인 카니 알라비의 작품 ‘11월의 어느날’도 전시된다. 더불어 알라비가 직접 내한해 ‘이스트사이드갤러리 서울-베를린’ 오픈식에 참여, 용인 한복판에 세워지는 통일 염원 갤러리에 축하 인사를 건넬 예정이다.

카니 알라비 회장은 2014년 박근혜 대통령이 독일 방문 당시 이스트사이드갤러리를 찾자 “한국의 DMZ에서도 이와 같은 전시가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전했고, 박 대통령은 “그런 날이 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히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베를린 이스트사이드갤러리 부회장을 맡고 있는 박광혜 화백은 “이번 갤러리 오픈을 통해 각국 여러 작가들의 세계 평화를 염원하는 작품들을 지속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라며 “현재 불안한 남북 관계를 희망과 사랑으로 회복시키자는 마음을 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손정순 관장은 “독일 베를린 이스트사이드갤러리의 작품 뿐 아니라 평화를 원하는 작가들 누구에게나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며 “용인 시민과 전국민에게 사랑받는 갤러리가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남북평화를 위한 베를린 장벽전’에는 손정순 관장의 ‘축복의 단비 30호’도 전시될 예정이다. 손 관장은 “남과 북이 서로 화합해 축복의 꽃비가 내려 온 땅에 평화가 깃들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손 관장은 원광대 미술교육과 동대학원을 졸업, 한국미술협회, 경기여류화가회 회원으로 개인전 22회를 비롯해 용인여성회관 서양화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앞으로 ‘이스트사이드갤러리 서울-베를린’ 관장으로서 평화와 화합을 위한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이며, 통일 염원과 함께 지역 문화 발전을 위해 앞서가는 갤러리를 만들겠다는 다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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