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전략’이라는 용어는 그리 새로운 말이 아니다. 비즈니스 리엔지니어링, 전략적 제휴, M&A 등 과거에 우리가 비교적 익숙하게 들었던 말들이다. 최근에 전략의 중요성이 과거처럼 시끄럽지는 않지만 조용히, 그러나 강하게 현장에서 찾아지는 것 같다. 그 이유를 한번 생각해 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생산을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자원과 자본, 그리고 기술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최근에 기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가는데 좀 더 다른 생산요소들이 필요하게 됐다.

물건을 만드는 것보다 파는 것, 즉 마케팅이 훨씬 더 중요하게 됐고, 고객들의 마음을 확 잡아끌어 고객의 구매의욕을 발동시킬 수 있는 제품이 아닌 상품을 만들도록 변하게 됐다. 더욱이 경쟁이 심화되다 보니 고객들의 선호는 더욱 까다롭게 변했고, 또한 너무 많은 상품이 전 세계로부터 쏟아져 나오니 상품의 생명 주기는 더욱 짧아지게 됐다. 그러므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경쟁자보다 더 좋은 품질의 물건을 더 빨리 만들어야 하고, 더 좋은 상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더 많은 기술이 필요하게 됐다. 자동차 원가의 40%가 기계장치 값이 아닌 전자장치 값이라는 것이 좋은 예라고 생각한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하면 경쟁이 심한 사회에서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과거와 달리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차별화된 상품을 경쟁자보다 빠르게 그것도 지속적으로 시장에 내놓아야만 한다는 사실이다. 핸드폰 시장에서 애플과 삼성, 그리고 LG, 화훼이 간의 경쟁을 보면 이 사실이 매우 쉽게 이해될 것이다.

그런데 이런 변화는 기업들에게 과거와는 다른 두 가지 요소의 중요성을 크게 강조하게 됐다. 하나는 경쟁자보다 빠르게 상품을 시장에 내놓아야 한다는 “시간이라는 자원의 중요성”이고, 다른 하나는 더욱 복잡해지는 상품을 만드는데 필요한 ‘다양한 기술’을 한꺼번에 확보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말은 쉽지만 실제로 상품을 만드는 기업 입장에서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자기가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자원들을 모두 확보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게 됐다는 사실이다. 이런 이유에서 전략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강조되게 된 것이다.

전략의 정의는 다양하게 내릴 수 있지만 간단히 정의하면 다음과 같다. “전략이란 이용 가능한 자원이 부족한 상태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내고 시행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조금 오래 된 사례지만 일본 S시계사의 예를 들어 보겠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S사의 시계 제조시설은 폐허가 됐다. 일반적인 방법이라면 자본을 모아 시계공장을 다시 세우고 제품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것이다. 평상시라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전쟁 직후 폐허에서 필요한 자본을 모으고 공장을 건설해 제품을 만들어 판다는 것은 가능한 일도 아니고 무엇보다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는 일이었다. 그래서 S사는 전략적 마인드를 발동해 기발한 방법을 찾아냈다. 같은 주축국인 독일의 한 시계 공장이 살아 있는 것을 발견하고 S사는 자사 시계를 디자인만 하고 제조를 독일에 요청했다. 그리고는 시계 로고에는 독일 마크를 붙이지 않고 S사 상표를 새겨 전 세계에 수출했다. 판매된 자금으로 자기 공장을 나중에 건설했다.

처음부터 공장을 지어 생산하는 통상적 방법에 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자본을 절약했는가는 설명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더욱이 독일 제품의 우수한 품질은 고객들에게 고스란히 S사 품질의 우수함으로 각인됐다. 이것이 바로 전략경영이다. 최근에 삼성이 자기의 부족한 카메라 기술을 보완하기 위해 독일의 롤라이카메라 사를 M&A한 것이나 일본의 소니와 자유 특허 사용 협정을 맺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래 시장은 더욱 빠르고 다양하게 변화한다. 필요한 자원을 하나의 기업이 모두 보유하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하다. 기업들은 이러한 변화를 빠르게 인식하고 전략의 중요성을 더욱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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