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사업과 차별성 없고 용역의존 아쉬워
홍보 벗어나 임산부 위한 지원정책 마련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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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21일 용인시는 세계 최초 태교 서적인 ‘태교신기’의 가치를 재해석해 고유의 전통문화콘텐츠로 계승하고 발전시키겠다는 취지로 ‘태교도시 용인’을 선포했다. 용인만의 특화된 도시브랜드를 만들겠다던 ‘태교도시 용인’ 선포 1년을 돌아보고 앞으로 시가 계획하고 있는 사업을 살펴봤다.

올해는 2020년까지 5개년으로 수립된 ‘태교도시 용인’ 사업을 시작하는 해다. 그 중 용인시가 첫 사업으로 공을 들인 것은 태교도시를 선포한 배경으로 볼 수 있는 이사주당 관련 사업이다.

시는 지난 1월 이사주당 묘역을 향토문화재로 지정, 이사주당이 제작한 ‘태교신기’ 수고본을 제작해 문화유적전시관에 전시했다. 임신·출산·영유아 정보와 태교신기 원문해석 등을 수록한 가이드북 1000부를 제작해 신혼부부와 임산부에 배부하기도 했다. 또 건립이 추진 중인 용인산림교육센터에 이사주당 기념관을 조성해 시민들에게 태교의 중요성을 알릴 계획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태교도시 용인’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아 보인다. ‘기존의 사업들에 태교라는 이름만 바꿔 넣었을 뿐’, ‘실제 임산부들에게 꼭 필요한 제도적 장치는 빠졌다’, ‘용인시만의 특성화된 사업이 아닌 일부 용역에 의존한 사업들’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시에 따르면 2016년엔 ‘태교도시’를 위해 마련한 예산조차 없었다. 시는 각 부서에 이미 마련된 다른 사업을 태교와 접목시켜 보강해 추진했다고 밝혔다. ‘태교도시 용인’을 선포해 적극적으로 다양한 태교 사업을 펼칠 것으로 기대됐던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용인시 태교도시팀 이은경 실무관은 이에 대해 “올해는 새로운 사업보다는 태교도시 선포를 알리고 기반을 잡아가는 해다. 기존 사업들을 ‘태교도시’의 목표와 연계해 보강하고, 관내 1부서 1과제를 발굴해 19개 사업을 추진하거나 할 예정이다.

태교 안내책자 제작, 태교를 위한 규방공예교실, 태교자료 1300권 보유 등은 관내 각 부서의 아이디어였다”고 말했다. 이 실무관은 또 “지금까진 걸음마 수준이었다면 2017년은 발전단계로 접어들 것이다. 이달 태교도시팀이 신설되면서 내년에 계획하고 있는 사업 예산만 4~5억원”이라고 밝혔다.

용인시 태교도시팀 박은숙 팀장은 “실버인력을 통한 어린이 인성도우미 사업이나 여성·청소년 맞춤형성 건강프로젝트, 작가 초청강연회 북타임은 언뜻 보면 태교와는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태교도시 3대 목표에 부합하는 사업이다. 생명존중과 인성, 소통, 배려는 태교도시가 단순히 임산부를 위한 사업이 아닌 전 세대를 위한 사업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용인시 태교도시팀의 설명대로라면 2017년엔 ‘태교도시 용인’의 적극적인 행정을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태교원스톱센터’를 건립해 가임남녀나 임산부를 위한 프로그램이 다수 열릴 교육 공간부터 임산부 가족을 위한 전문 숙박시설, 모자보건소, 마사지와 스파 공간, 태교도시 연구소 등으로 채울 계획이다. 이 밖에도 용인의 9개 테마별 관광코스를 활용해 태교 여행코스를 발굴하고, ‘태교도시’와 연계한 행사나 축제를 점차 늘려갈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은 시급해 보인다. 수지구 보건소에서 만난 한 임산부는 “용인시 출산 축하금은 5만원이고 출산장려금은 셋째부터 준다. 산후조리비 지원도 없다. 교육이나 문화 콘텐츠 개발도 중요하지만 가장 필요한 것은 임산부를 위한 시의 지원정책”이라며 ‘태교도시’에 걸맞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육과 문화, 과거 유산에 치중했던 ‘태교도시 용인’이 ‘발전단계’ 2017년엔 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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