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아이다의 한 장면. 수지오페라단 홈페이지 캡처

아이다(Aida)는 베르디의 작품 중 초대형 오페라로 알려진 유명한 작품이다. 여름에 원형 야외극장에 단골로 올려 지는 작품으로 일명 ‘그랜드 오페라’로 불린다.

그랜드 오페라란 영웅들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무대도 초대형, 오케스트라도 2배, 합창단 규모와 연기만 하는 단역들의 규모까지 몇 배 더 확장해 공연되는 오페라로 프랑스에서 처음 시도됐다. 이 작품은 피라미드에 코끼리와 말까지 등장하며 무용단 숫자만 수십 명에 달하는 대형오페라의 대명사이다.

베르디 작품의 특징인 아버지와 딸과의 관계가 이야기의 중요한 키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이집트 노예로 전락한 에디오페아의 공주 아이다(소프라노)는 운명적으로 적국 이집트의 장군 라다메스( 테너)와 사랑에 빠진다. 두 사람의 사랑을 아무도 모르는 것 같지만 라이벌 관계인 이집트의 공주 암네리스(메조소프라노)는 곧 알아채고 아이다에게 복수를 다짐한다.

라다메스 장군은 아이다에게 잘 보이고자 승리를 다짐하며 적군을 물리치러 떠나고 아이다는 사랑하는 조국과 연인사이에서 괴로워한다. 이 상황에서 아이다가 부르는 ‘이기고 돌아오라’는 오페라의 상황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아이다
이기고 돌아오라!… 내입에서
아버지를 향한 저주의 말이 나오다니!
조국의 운명을 걸고
빼앗긴 조국과 왕위를 나에게 되찾아 주기 위해
용감히 싸우고 계시는
아버지의 이름을 나는 결코 밝힐 수 없네.
나의 형제들을 피로 물들인
이집트 군대가 박수소리와 함께 당당히 개선할 때
나의 아버지인 왕은
사슬에 묶인 채 전차 뒤에서 끌려오겠지.
신이시여, 불길한
내 말들은 다 지워버리시고 나의 아버지 품에
내가 다시 안기게 하소서
우리 조국을 위협하는 원수들을 처참히 무찌르소서
아! 지금 난 뭐라고 말하고 있는 것인가?
그럼 내 사랑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위협당하는 노예인 나를 불타는 태양같이 사랑하며
아껴준 내사랑 라다메스를 어떻게 잊을 수 있을 것인가?
그토록 사랑하는 라다메스의 죽음을 바라다니?
이 세상에 내 가슴보다 더한 슬픔과 고통은 없으리
그리운 아버지의 이름도 사랑하는 이의 이름도
불러 볼 수 없고 기억할 수도 없네.
아버지와 라다메스 사이에서 혼동 속에서 떨며
나는 울고 싶네, 정말 울고 싶네
하지만 나의 기도는 저주로 바뀌어
눈물과 한숨만이 형벌로 남았네
이 밤에 나 자신을 잃어버린 나는
이 잔혹한 고통 속에서 죽기만을 바라네
하늘이시여, 나의 고통을 굽어 살피소서
나의 고통에 희망은 존재하지 않네
운명적인 사랑이여, 가혹한 사랑이여
나의 심장을 도려내어 죽게 해주오
하늘이시어, 나의 고통을 굽어 살피소서!


아이다의 아버지 에디오페아의 왕 아모나스로가 포로가 되어 도착하고 왕은 아이다에게 절대로 신분을 밝히지 말라고 주의를 준다. 새로운 반전의 기회를 노리는 아버지의 말에 순종할 수밖에 없는 아이다는 다시 라다메스 장군에게 적군이 통과할 수 있는 비밀의 통로를 묻게 되고 사랑에 빠진 라다메스는 순순히 그녀에게 비밀을 알려준다.

멀리서 숨어있던 에디오페아의 왕이 나타나서 신분을 밝히자 라다메스는 그제야 조국을 배신한 사실을 깨닫게 된다. 암네리스 공주 일행이 들이 닥치자 아이다와 아모나스로 왕은 뿔뿔이 흩어져서 도망치게 된다. 장군 라다메스는 무덤에 생매장 당하는 형벌이 내려지고 암네리스 공주는 자신과 결혼하는 조건을 내세워 장군의 목숨을 구하려 하지만 라다메스는 공주의 청을 거절한다. 라다메스가 무덤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중에 아이다가 무덤 안으로 들어오고 두 사람은 아름다운 사랑의 이중창 속에 저 세상에서 맞이할 영원한 사랑을 노래하며 오페라는 막을 내린다.

저작권자 © 용인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