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째주 화요일 수지구청 광장에서 열리는 나눔의 장
판매자들 수익의 10% 지역에 자발적으로 후원

'수지야' 플리마켓 모습.

요즘은 동네 벼룩시장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모임이나 단체,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작은 마켓엔 주민들이 가지고 나온 중고물품, 직접 만든 아기자기한 수공예품을 구경하는 재미와 더불어 시중보다 저렴하게 사는 재미까지 더해져 제법 북적북적 인기가 많다. 무엇보다 벼룩시장에 모인 동네 사람들과 수다도 떨고 맛있는 먹거리도 같이 사 먹으면서 가까워지기도 하고 동네 돌아가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 본 기자도 아이들과 종종 놀러가곤 한다.

수지노인복지관(관장 김현숙)이 주관으로 하고 있는 ‘수지야(夜)’도 이런 취지에서 시작됐다. 복지관 회원들이 직접 밭에서 농사지은 작물이나 소일거리로 만든 소품을 판매하기 위한 장터를 고민하던 중 ‘판매를 원하는 다른 지역민들도 함께 참여하는 시장을 열면 어떨까’하는 생각에서 탄생한 벼룩시장이다.

작년 9월에 시작해 햇수로 2년을 맞이하고 있는 ‘수지야’는 매월 2・4째주 화요일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수지구청 광장에서 지역주민들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 작년엔 주말에 했지만 올해부터 시간을 변경했는데, 아이들을 데리고 산책을 나온 주민들이나 퇴근하는 지역민들의 발길을 잡는 소통의 장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사실 ‘수지야’엔 또 하나의 특별함이 있다. 겉보기엔 그저 동네 평범한 시장 같이 보이지만 수익의 10%를 지역사회의 소외된 가정에 후원하는 뜻깊은 나눔의 장이기도 하다. 10%의 후원은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진다.

손자에게 줄 용돈 벌이로 참여하는 할머니부터, 아이들이 커서 사용하지 못하는 물품을 팔아, 그 푼돈으로 ‘수지야’에서 필요한 물품을 바로 구입하는 엄마들까지. 참여자 대부분은 그 중 10%의 후원금을 기부하는 일을 잊지 않는다. 어떤 참여자는 “집에서 처치가 곤란했던 물건들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팔아서 좋고, 그 돈으로 이웃을 도울 수 있어서 더 좋다. 같은 동네에 사는 사람들과 마음껏 웃고 떠들었던 시간만 갖고 가겠다”며 그 날 나온 수익금 전부를 후원금으로 놓고 가기도 했다.

좋은 취지로 하는 행사인 만큼 더 활성화시켜 지역을 대표하는 벼룩시장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크다.

수지노인복지관 관계자는 “한 달에 두 번 행사를 진행하면서 시행착오도 겪고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 때마다 적극적으로 즐겁게 참여해주시는 주민들 덕분에 힘이 났다”면서 “지역민들이 즐길 수 있는 화합의 장, 어려운 이웃도 도울 수 있는 나눔의 장으로 ‘수지야’가 더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수지야’ 다음 일정은 오는 12일 오후 4시부터 8시까지다. 문구, 완구, 생활용품, 농산물 등 매회 다양한 상품들이 나오고 참여자 수도 늘고 있다. 수지구청 앞에서 다 같이 만나 즐거운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홍보도 잊지 않았다.

‘수지야’엔 이웃과 함께 하는 웃음이 있고 사귐이 있고 나눔이 있다. 집에서 잠자고 있는 물건들을 모아 한번 나서보는 건 어떨까? 퇴근하는 식구를 마중가다 잠깐 들르는 것도 괜찮다. 몸도 마음도 가까워 부르는 이름이 이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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