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동행 상생 공동체 용인

근로빈곤층의 안정적인 자립이 목적
경제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와 동행 
 

▲ 인테리어사업을 펼치는 자활기업 ‘한우리 건축’은 2011년 문을 열었다.
자활의 사전적 의미는 ‘자기 힘으로 살아감’을 뜻한다. 하지만 아직 우리 주변에는 혼자, 스스로 살아갈 수 없는 이웃들이 많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잠재 빈곤층인 차상위계층 등 저소득 취약계층은 자기 힘으로 살아가기 어렵다.

그렇다고 정부나 지자체에서 이들에게 맹목적으로 지원만 해줄 수는 없다. 여기에서 출발한 것이 바로 자활기업이다. 자활기업은 근로여건이 가능한 저소득 취약계층에게 고기를 직접 잡아주기 보다 낚시하는 방법과 도구를 지원해 스스로 사회 속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자활기업은 1990년대 초 저소득층 및 빈민활동가들이 경제적 불이익을 극복하기 위해 만든 생산공동체에서 시작됐다. 이후 생산공동체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활사업 참여자가 노동자협동조합 방식으로 창업해 운영하는 자활공동체로 변화했다.

자활공동체는 2000년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제정되면서 기초단체장이 인정하고 있다. 또한 2012년 8월부터 자활공동체는 자활기업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이 자활기업들은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해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는 동시에 영리를 창출하는 사회적 기업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재)중앙자활센터에서 집계한 우리나라의 자활기업의 총합계는 1339곳(2015년 12월 자활기업 정보등록시스템 등록기준)이다. 이 중 경기도에는 140개의 자활기업이 운영되고 있고 용인에는 5곳이 있다. ‘깨끗한 세상’, ‘한우리건축’, ‘엄마사랑’, ‘생활과 환경’, ‘씨앤피월드’ 등이다.

용인의 자활기업은 용인지역자활센터(센터장 김형수)에서 자활근로사업을 통해 이뤄졌다. 용인지역자활센터는 2001년 7월 보건복지부로부터 용인YMCA가 운영을 위탁받아 근로능력이 있는 저소득 취약계층에게 자활교육, 직업훈련, 취업 및 창업지원 등 자활을 돕는 기관이다.

용인지역자활센터는 참여자들의 일자리와 함께 체계적인 자활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자활의욕 고취 및 자립능력 향상에 노력하며 지역사회 복지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

김영희 용인지역자활센터 실장은 “자활사업 참여자들은 비취업 대상자가 아니라 일할 수 있는 저소득층의 근로자들”이라며 “자활기업은 그들에게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지역사회 일원으로서 살아갈 수 있게 만들어주는 일터이자 사회참여의 장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자활기업에 대한 의미를 설명했다.

▲ 2008년 1월 학교 화장실관리 자활기업인 ‘깨끗한 세상’이 출범했다.
용인의 첫 자활기업은 2005년 5월 설립된 ‘한울타리 공동체’다. 한울타리 공동체는 도로변에 꽃과 수목을 관리하는 초화사업을 펼쳤으나 현재는 운영되지 않고 있다. 이후 2008년 1월 ‘깨끗한 세상’, 2011년 3월 ‘한우리건축’, 2012년 1월 ‘엄마사랑’, 2014년 1월과 3월  ‘생활과 환경’과 ‘씨앤피월드’ 등 5개 자활기업이 탄생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용인 내 자활기업 중 가장 오래된 ‘깨끗한 세상’은 9년차로 학교 화장실 관리업체이다. 깨끗한 세상에는 지난해 2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관내 초등학교 1곳과 중학교 1곳을 각각 맡아 관리해오고 있다. 용인지역자활센터 2015년 자활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4000여만원의 매출액과 80여만원의 순이익을 냈다.

2011년 3월 탄생한 ‘한우리건축’ 자활기업은 3명이 참여하고 있다. 도배, 장판, 건축, 인테리어 기술습득 및 자격증 취득을 통해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5년에만 1억6400여만원의 매출액을 기록했고 이중 3600여만원의 수익을 거뒀다. 한우리건축은 지자체 집수리사업, 사회공헌사업과 유료공사를 시행해 참여자들의 기술향상과 수익창출을 통해 안정적인 공동체운영에 노력하고 있다.

‘엄마사랑’은 2012년 1월 설립된 자활기업으로 신생아를 돌보는 산모도우미 운영을 하고 있다. 이 사업은 근로능력이 있는 취약 여성계층과 고령여성의 참여자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여성인력의 안정적인 일자리 확보를 위해 마련됐다. 현재 1명이 참여하고 있는 엄마사랑은 연간 150만원의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다.

토털 클리닝 서비스 제공을 위해 2014년 1월 문을 연 ‘생활과 환경’ 자활기업은 전문 청소용역업체이다. 청소 전문 인력 교육을 받은 참여자 3명은 침대,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가정 토탈 클리닝과 바닥 왁스 등의 일반 청소용역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5700여만원의 매출액을 기록할 정도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2014년 2월 용인 내 자활기업 중 가장 늦게 문을 연 ‘씨앤피월드’는 인쇄, 복사업, 출판업을 운영하고 있고 3명이 일을 하고 있다. 전문 기술인 인쇄업을 통해 젊은 참여자들에게 전문기술 습득 기회를 제공하고 안정적인 일자리 제공을 마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씨앤피월드는 현재 경기도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지정돼 있으며 지난해 1억2000여만원 매출액을 기록한 바 있다.

짧게는 3년차에서 길게는 9년차까지 용인 5곳의 자활기업들은 지속적으로 운영·유지되고 있지만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인력부족과 구성원 갈등 관리의 어려움, 자금력·기술력·영업력 부족, 낮은 인지도와 존재감 등이다.

5곳 자활기업 모두 3명 이하의 구성원들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의견 갈등 발생 시 구성원 탈퇴로 이어지면 인력 감소로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또한 자활기업은 작은 규모로 문을 열기 때문에 기술력, 자금력, 영업력이 부족하다. 이에 같은 업종의 일반기업과 경쟁하는데 있어서 뒤쳐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여기에 사회적 기업과 달리 자활기업은 사회적 인지도도 낮고 이미지상 어려움도 적지 않다.

따라서 자활기업들은 인력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용인지역자활센터 내 자활근로사업단을 통해 업종별 기술 및 교육을 받는 수강생들의 인원수를 늘릴 필요가 있다. 해당 업종 수강생들을 미리 교육시키고 자활기업 구성원 탈퇴 시 즉시 전력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연계 자활기업들의 협업도 인력 부족 상황 해소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일반기업과의 경쟁력 차이를 인정하고 지역 내 맞춤형 자활기업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지역사회에서 필요한 사업이 어떤 것인지 파악하고 자활기업에 맞게 자금, 운영, 관리 등 맞춤 전략을 세워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또 자활기업의 인지도를 높이고 긍정적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지역사회 공헌사업을 꾸준히 펼치고 적극적으로 홍보에 활용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현재 5곳의 자활기업이 전부인 용인에 일할 수 있는, 일하고 싶어 하는 저소득층의 사람들이 더욱 많은 자활기업을 통해 안정적인 근로여건을 마련하고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지역사회와 함께 동행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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