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관리와 문화경영 분리 공익적 가치 높여야

기획 전문인력 배치 시급

문화공간 취약의 전국적 현상에서 용인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용인은 서울과 인접해 있어 상대적으로 지역주민들에 대한 문화적 흡인력이 떨어진다.

현재 용인시에서 공연과 관람이 가능한 문화공간은 용인문예회관과 경기도박물관 두 곳밖에 없다. 그마저도 문예회관은 시 자체의 직영이 아닌 시설관리공단의 위탁경영으로 이루어지면서 공공성보다는 수익성의 측면에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공단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자체예산을 편성해 운영하는 공단의 입장에서 수익성의 측면을 완전히 외면하기는 힘들다”며 한계를 인정했다.

위탁운영의 허점은 여기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현재 문예회관의 공연기획은 공단 내 조명, 기술, 스텝에 의해 주로 기획되고 있다. 공단 측은 이를 두고 전문인력에 의한 공연기획이라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실제공연과 관련한 기술 스텝이지 공연을 기획하는 기획 전문스텝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운영의 전문성 시비를 피할 수 없다.

문예회관의 운영을 문화예술 종사자들에게 넘기는 방안은 오랫동안 지적돼 온 부분이다.

그러나 시 관계자는 “전문시설의 경우 시 차원에서 인력을 투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전문인력을 갖추고 있는 공단 측에서 운영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예총의 한 관계자는 “현재 용인시를 인간의 몸에 비유하면 팔과 다리는 정상적으로 자라는데 비해 심장이 잘 뛰지 않는 경우”라며 “시설투자와 관리는 문화경영과는 분리되는 개념”이라고 반박했다.

민원게시판에 들어가 보면 문화기반시설과 프로그램 부족에 따른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시 관계자는“지금은 용인의 급격한 팽창으로 인해 오는 과도기”라며 “수지의 여성회관,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기흥의 문화센터, 그리고 문화복지행정타운이 들어서게 되면 이러한 인식은 긍정적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예총 관계자의 말처럼 시설투자와 문화발전을 동일한 선상에서 놓고 보는 것은 문화전반에 대한 단기적인 사고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아무리 훌륭한 시설들이 들어선다 해도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고 기획할만한 전문인력이 배치되지 않는 한 새롭게 생기는 시설들은 단지 급격히 팽창하는 도시의 요식적인 건물짓기 이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 대부분의 문화예술종사자들의 지적이다.

예총의 한 관계자는 “이제부터라도 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재의 문화정책의 문제점을 반성하고 향후 10년 이상을 내다보며 문화정책의 틀을 잡아가는 작업에 착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병성 기자 1895cb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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