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주민들 자유롭게 이용

용인의 작은도서관이 양적·질적으로 성장하기까지 기초를 닦은 이가 있다. 작은도서관 만들기 운동을 확산시킨 초대 용인시작은도서관협의회장 고 박영순씨다. 고 박영순씨가 초대 관장을 맡으며 공동체 문화라는 씨앗을 뿌린 곳이 장미도서관이다.

기흥구 언남동 삼성래미안2차 아파트 단지 안에 널찍이 자리하고 있는 장미도서관은 2004년 도서관 설립부터 명칭 공모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아파트 주민들의 참여로 탄생했다. 그로부터 어느덧 10년이 흘렀다. 그 사이 장미도서관에도 변화가 생겼다. 자원활동을 하는 ‘지킴이’들의 세대교체가 진행 중이다.

세대교체 속에서 신입 자원활동가 상당수는 내 아이가 잘 되길 바라는 엄마들이라 그런지 독서활동 프로그램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초기 활동가들에겐 젊은 활동가들이 늘면서 신선한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지만 공동체 활동에 대한 아쉬움도 있단다. 변함없이 10년째 이어지고 있는 것도 있다. 아나바다 장터인 ‘도깨비시장’이다. 지금은 예전처럼 자주 열리 못하지만 매년 봄, 가을 광장은 시끌벅적 장터로 변한다. 단지 내 가장 많은 이웃들이 만나고 교류하는 곳이다. 장미도서관이 10년이 지나도 변함없이 작은도서관의 상징으로 남고 있는 것은 “도서관을 내 것처럼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경혜 관장은 “도서관은 주민들, 즉 도서관을 찾는 이들의 것이며 마을 공동체 공공의 자산”이라고 강조
했다. 객원 활동가를 포함해 40여명의 자원활동가들이 자부심을 갖고 활동하는 가장 큰 이유다. 자원활동가들은 도서관에서 재미와 의미를 찾아가고 있다.

8년째 활동하고 있는 이미영 자원활동부장은 “도서관은 책을 매개로 하지만 독서와 더불어 사람들과 관계와 만남을 통한 소통의 고리”라고 말했다. 책을 보기 위해 도서관을 찾는 이들이 만나 교류하며 정보를 나누는 곳이 작은도서관이라는 의미다. 청소년동아리 활동, 여름방학 세대교류를 통한 단체활동, 독후활동 중심의 겨울캠프 등의 활동도 이런 맥락이다.

박경혜 관장은 “어떤 이는 작은도서관이 마을공동체 활동을 중심으로 활동해주길 원하지만 공동체 활동의 중심에는 책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책을 통한 공동체활동을 강조했다.

올해 10주년을 맞는 장미도서관은 특별한 행사를 준비 중이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것이다. 옛 활동가들과 신입활동가의 만남의 장을 마련하는 자리이다. 과거를 통해 장미도서관의 미래를 준비하자는 취지에서다. 10년 후 장미도서관은 또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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