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구 문화원장이 20일 취임식을 갖고 4년의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많은 지역민들은 홍 원장에 대해 많은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이는 그에게 특별한 역량을 보여달라는 주문이 아니다. 용인의 현실 속에서 문화원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 시기에 책임을 맡은 만큼 그 위상을 회복하는데 역할을 다 해 달라는 의미가 강하다.

용인문화원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인식되는 것은 여러 측면이다. 우선 용인은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생활공간이자 행정단위로서의 용인이 역사적으로 살펴봐도 요즘처럼 크게 부각되고 뉴스거리를 만들어 낸 적이 없었다. 격렬한 변화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그런 만큼 용인은 현재 정체성의 위기를 겪고 있다. 가슴속에 용인시민이라는 애향심과 정주의식은 희박해져 가고 있다. 어디에 내봐도 자랑스러울 용인 이미지를 찾아보려고 해도 다수의 시민들은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다고 말한다. 유입주민의 급격한 증가와 권역의 분화로 갈등요소 또한 매우 늘어난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를 풀어 가는 것은 행정력만으로 될 일이 아니다. 오히려 문화로 풀어가야 할 일이다. 흩어진 마음을 모으고, 유구한 역사적 전통에 기초해 우리 지역의 정체성을 바로 세워 계승해 나가는 것은 용인문화원이 앞장서야 할 일이다. 이처럼 결코 가볍지 않은 과제를 안고 있음에도 그간 문화원은 좁은 시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내부 갈등적 요소조차 해결하지 못하고 있었다.

다행스러운 것은 신임 원장의 취임을 계기로, 새로운 내부 변화 움직임이 있다는 것이다. 용인문화원 활성화를 위해 종합적인 진단과 향후 방향에 대한 내·외부 의견그룹의 자문을 받아놓은 상태다. 따라서 이제부터 중요한 것은 실천의지라고 할 수 있다.

다만 그 의지를 펼쳐 나가는 데 있어 가장 핵심적인 것으로 판단되는 몇 가지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한다. 첫째는 인적 구성을 잘 해야 한다. 정관을 비롯한 규정 등 문화원 운영의 근거를 이루는 제도는 중요하다.

하지만 그간 용인문화원이 앞으로 나가는데 발목을 붙잡고 있었던 것이 바로 사람이었다는 것은 다수의 공통된 인식이다. 사심없이 큰 안목에서 지역사회의 미래를 그려 나가려 하는 열정과 전문성을 갖춘 이들이 문화원 주위로 몰려 들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어주는 것이 꼭 필요하다.

다음은 사업이다.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다. 하지만 적어도 ‘용인 문화원에 가면 용인을 한 눈에 알 수 있다’는 인식이 박히도록 중장기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사이버 용인문화원’등 좋은 제안이 이미 확보된 만큼 강한 의지를 갖고 착실한 실천을 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역사회의 정체성을 바로 세워 나가는 일이다. 이것이야말로 보이지 않는 거대한 자산이자 용인의 경쟁력이다. 문화의 세기란 말은 단지 구호가 아니다. ‘문화 용인’을 이루어 가는 것, 문화원은 그 중심에 반드시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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