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선 마지막 정거장인 오리역 앞의 벽산 아파트에서 2년, 수지패션상설타운 옆의 죽전2동 대진2차 아파트에서 3년이 지나고 있으니 어느새 5년여의 세월동안 신도시 일기를 쓰고 있는 셈이다.

결혼 전 난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디자이너로서 미술과 디자인 전문잡지 객원기자와 자유기고가로서의 활동을 하고 있었고 그 일은 결혼 후에도 줄기차게 이어졌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주부로서의 시간과 특권 또한 놓치지 않았다. 아파트 부녀회에서 마련한 재료비만으로 가능했던 퀼트 강좌 수강 덕분에 지금도 우리 집에는 퀼트로 만든 크리스마스 장식품이 자리를 잡고 있다.

또 아파트 관리실을 변형한 단지 내 헬스클럽에서 여러 개월 동안 체력을 단련한 덕분에 헬스 기계에 대한 이해 또한 분명하다. 첫애가 다녔던 YMCA에서 저렴하게 배운 수영으로 인생에서 즐길 수 있는 일이 하나 더 생겼고, 전공을 살려 8개월 여 동안 집에서 한 초등학생들의 미술지도를 끝으로 자기개발에 나섰다.

인근에 있었던 ‘경기도 여성능력 개발센터’. 내가 그리도 원하던 컴퓨터 전문교육을 매달 단돈 2만원에 알차게 수강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 당시 6개월 된 둘째를 미처 맡기지 못했을 땐 유모차를 끌고 가 수업을 듣는 극성을 피운 끝에 3개월간의 과정을 무사히 수료할 수 있었다. 그 곳에서 알게 된 기혼여성 창업지원 시스템 덕분에 언젠가 내 작업실을 내 사업을 거의 공짜로? 시작하리라는 꿈을 그 때부터 꾸게 되었다.

99년 3개월간의 최신 컴퓨터 과정을 수료한 덕분에 인터넷 활용에는 자신이 생긴 나는 그후에도 객원기자 등의 활동을 하다가 드디어 2002년 6월 경기도 여성능력개발센터 창업지원실에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주하면서 나의 사업을, 꿈을 본격적으로 펼치기 시작했다. 여성창업경진대회 경기도 예선1위, 10월에는 여성창업경진대회 중앙본선에서 우수상을 수상함으로 작은 결실을 맺었다.

지금 돌이켜 보면 난 신도시에서 살아온 5년여 동안 너무나 많은 것을 누리고, 얻으며 살아 왔다. 그러한 것들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신도시 안에 자리잡은 수많은 기반 시설이 있었으며 그 안에 어우러져 살아가는 이웃들의 따뜻한 마음이 있었다.

지금 이 자리를 빌어 고맙다고 말하고 싶은 너무나 많은 이들(센터 소장님, 아이들 유치원과 어린이집 선생님, 같은 아파트 엄마들, 경비아저씨, 상가 아줌마 아저씨들). 문화 디자인 벤처 신도시 죽전에서 21세기 세계문화콘텐츠 사업의 주역이 될 ‘갤러리 오채’ 대표가 된 나!

꿈은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그렇다. 자신의 꿈을 잃지 않고 믿고 노력하는 이에게 꿈은 분명히 이루어진다.

난 오늘도 신도시를 마음껏 누리며 새로운 꿈을 담은 일기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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