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재궁은 구성면 상하리에 속한 마을로서 행정구역상으로는 구성면 상하5리가 된다.
현지에서는 이곳의 명칭이 ‘민자공’ ‘민자궁’ ‘민제궁’ 등으로 호칭되고 있는데, 본래 이곳 지명은 분묘에서 유래된 것이다. 즉 마을 북쪽에 풍창부부인(豊昌府夫人) 조씨(趙氏)의 묘가 있는데, 조씨는 곧 여양부원군 민유중(閔維重)의 아내이자 숙종대왕의 계비 인형왕후(仁顯王后)의 친정 어머니가 되는 분이다.

인현왕후는 장희빈의 무고로 폐위 당하여 서인(庶人)이 되었다가 갑술옥사로 장희빈이 몰락하자 다시 복위되었던 인물로서 소생이 없이 죽었지만 예의 바르고 언행이 청초하였음이 사극을 통해서 희자되었다.

부부인이란 왕비의 어머니나 대군의 아내에게 내려주던 내명부 정일품의 품계인데 조씨가 죽자 임금은 관곽을 하사하여 이곳에 예장(禮葬)하였다.

왕이나 왕비, 또는 이와 동등한 수준으로 예우되는 사람의 관(棺)을 재궁(梓宮)이라 하였는데 박정희 대통령의 석관 명정에도 ‘고 박정희 대통령 재궁’이라고 썼던 것을 참고해 보면 ‘재궁’의 본 뜻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조선조에서는 왕의 장인이거나 장모되는 사람의 관에도 ‘재궁’이란 호칭을 붙였거나 아니면 존귀한 품위를 지녀온 부부인의 묘를 마구 부르거나 지칭하기에는 하층 서민들에게 있어서는 송구한 언사가 되기 때문에 재궁이라 높혀 부르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요즈음 이 마을 근처에 현대식 아파트를 짓고 마을 명칭을 ‘민제궁 마을’이라 쓰고 있는 모양인데 재궁, 제궁의 어원이 관(棺)에서 유래되었다는 것을 주민들이 안다면 별로 유쾌하게 생각하지는 않을 것 같다. /용인향토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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