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과정을 우리는 인생이라 한다. 혹은 짧게 혹은 길게, 구멍 술술 뚫리듯 엉망진창인 삶이 있나 하면 견고하고 튼실한 삶이 있고 그도 아니면 그저 평범히 주어진 삶을 순리대로 살아내는 삶도 있다.

새해 들어서면서 친척 한 사람의 죽음을 접했다. 섭리에 따른 죽음이 아니라 스스로가 목숨을 끊은 것이라 했다. 점점 고령화되는 요즘 추세에 이제 막 60세를 넘긴 나이의, 평소 지병이 있었다든가 사고사도 아닌 죽음은 가까운 이들에게 안타까움을 줄 수 밖에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 사람의 죽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냉담했다.

인간말종, 생전 열거하기 힘들만큼 인간 이하의 행적으로 사람들이 뒤에서 그를 부르는 호칭이다. 많은 사람들과 친척들이 그와 마주하는 것을 꺼려하자 그는 근래 들어 더욱 사무치도록 외로워했다고 한다. 그 사람 못지 않았던 그의 부인과 아들은 그가 그런 홀대를 받으며 이승을 떠나야 하는 것에 여전히 주변 사람들에 대한 원망만을 늘어놓았다.

인간이란 죽음 앞에선 누구나 선해진다. 가해자이건 피해자이건 죽는 사람이든 남은 사람이든 서로 용서를 내민다. 하지만 그 사람은 결국 마지막 가는 길을 아무에게도 용서받지 못한 채 쓸쓸히 자신의 삶을 비참히 마무리지었다.

이왕이면 손볼 것 없이 야무진 인생을 살아간다면 더할나위 없지만 사람이란 완벽할 수 없어서 치기 어린 젊은 날들을 자칫, 적지 않은 잘못으로 채색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좀 더 자신의 지나온 삶의 궤적을 돌아보며 어우르고 보완하면서 자신의 인생을 하나하나 수정해가는 노년을 맞는 것이 바람직하리라 생각한다.

우리 모두 인간이다. 그리하여 살고 죽는 것에 대하여 어떠한 권리도 없다. 하지만 주어진 삶에서 존경은 아니라해도 뒤에 남겨진 이들에게 질시와 손가락질은 받지 말아야하지 않을까. 단 일회뿐인 삶은 유한한 것이기에.

갈무리가 제대로 되지 못한 비참한 한 사람의 죽음을 접하며 현재까지의 나의 삶은 어떠한가. 움찔, 내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게 된다. 일 년을 시작하기 위해 첫 발을 내딛는 이 새해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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