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에서 '유'를 일군 새터민들의 아버지

체육·문화·자치위원 두루 거쳐 새터민 무료결혼식 시작
사회적기업 세우고 일자리 제공 나서

사립문 김진희(56) 회장은 용인지역에 살고 있는 새터민들에게 ‘아버지’로 통한다. 의지할 곳 없는 그들의 결혼식을 올려주고 일자리까지 만들어주니 이들에게는 고향처럼 편안한 안식처다.
김 회장이 사립문 활동을 처음 시작할 때 그 마음이다. 마을 입구 한가운데 시골집 사립문이 보이면 누구나 편하게 쉬어갈 수 있는 곳. 온기와 정이 넘치는 사립문 설립 취지처럼 김 회장은 묵묵히 그 자리에 서 있다.
그가 사립문 활동을 한지 7년. 많은 새터민이 사립문으로 들어오고 있다. 그들을 푸근하게 안아준 김 회장은 지난 12월20일 통일부장관상을 수상했다.
“별로 한 것도 없는데,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이죠. 우리 딸들이 잘 살 수 있게 하는 것이 제 책임감이죠. 더 고생하라는 뜻 아닐까요. 하하.”
‘하얀세상’은 새터민과 오랫동안 인연을 맺고 있는 사립문 초례청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2007년부터 새터민 합동결혼식을 주관해 온 사립문은 ‘새터민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돕는 것은 우리사회의 책임’이라는 인식 아래 7년째 새터민을 지원해 오고 있다.
김 회장은 “사립문의 대표적인 사업이 무료 합동결혼식인 ‘초례청’인데, 그들이 혼인을 하고 사는 모습을 지켜본 이사들은 새터민들이 문화적 차이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는데 안타까웠다”며 “취약계층에 속한 새터민들이 경제적 안정을 통해 지역사회에 정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한 끝에 설립한 것이 하얀세상이었다”고 말했다.
청소년 장학사업 봉사로 시작한 그의 활동이 이사·입주 청소, 건물·사무실 청소, 새집증후군 관련 내외벽 시공 등 청소용역과 소독방역을 하는 사회적기업 설립으로 이어진 것이다.
“새터민 역시 취약계층이잖아요. 사회 적응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데 일을 해서 돈 번다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하지만 정착해서 살기 위해서는 일을 해야 하니까 그들을 지원해줄 누군가는 꼭 필요하거든요. 많이 힘들고 어렵죠. 하지만 지역사회가 함께 한다면 사회적기업 역시 자리 잡아 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어요.”
용인지역에서 유림동주민자치위원회 위원장, 용인시정구협회장, 용인시지역사회복지협의회 부회장 등을 두루 거치며 ‘무’에서 ‘유’를 만들어가는 김 회장. 그는 새터민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새터민 스스로 사명감과 주인의식을 갖고 운영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는 것이 목표다.
그는 “통일부 장관상은 어깨를 더 무겁게 한다”며 “새터민들의 자립을 위해 헌신하는 대표가 되겠다”는 각오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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