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로 곳곳에 쌓인 눈이 한파로 얼어붙어 종종 걸음으로 걸어 다녀야 하지만 모현면 왕산5리는 다르다.
눈만 내리면 눈을 치우러 나오는 동네 아저씨 박성규(56)씨가 있기 때문이다. 새터오리바베큐 식당을 운영하며 농사를 짓는 박씨는 자신의 제설장비를 동원해 골목에 쌓인 눈을 치운다. 이렇게 눈을 치운지 벌써 15년째다.
그의 제설작업을 지켜 본 정덕기씨는 “마을 안길 제설은 어려운데 박성규씨 덕분에 눈을 빨리 치울 수 있어 좋다”고 전했다.
박씨의 제설장비는 독특하다. 농업용관리기에 플라스틱 날을 붙여서 제설차량의 효과를 볼 수 있다. “기어가 1단부터 4단까지 작동돼요. 빗자루로 쓰는 것 보다 시간이 빠르고 힘이 덜 들죠. 제가 태어난 고향이고 사는 동네니까 눈 치우는 게 당연하죠.”
내 집 앞 눈조차 치우는 사람이 없어 법까지 만드는 세태 속에서 박씨의 제설 봉사가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박씨는 “눈이 언제 오든, 수시로 치울 수 있어서 기분 좋다”며 “누구나 관심만 있으면 봉사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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