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없이 8개월 만에 고입 검정고시 통과

 

지난 8일 치러진 ‘2013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험생들이 짧게는 3년 길게는 12년 동안 학업생활을 최종 점검받는 결전의 순간. 그 살 떨리는 시험을 능청스레 치룬 14살의 앳된 소녀가 있다. 전국 최연소 수능 응시자인 김지혜양이 그 주인공.
지혜양을 만나기 위해 기흥구 청덕동 집을 찾아갔다. 하교 시간에 맞춰 약속시간을 정할까 하니 어머니 조은주씨는 그럴 필요가 없단다. 초등학교 5학년까지 다니던 학교생활을 정리하고 집에서 수업을 하고 있다는 것. 홈스쿨링을 하고 있단다.
찾아간 그날도 지혜양은 남동생과 함께 어머니로부터 영어 수업을 듣고 있었다. 마치 교실을 옮겨둔 듯 집안 곳곳에는 큼지막한 책상과 책장이 자리잡고 있다. 가장 궁금한 수능 응시 이유를 물어봤다. 지혜양은 더 큰 목표를 위한 시작이라고 답했다.
“올해 수능 응시는 새로운 도전과 제 목표 달성을 위한 새로운 시작이에요. 어느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어느 점수를 받겠다는 계획보다 3년 뒤 제가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지금부터 준비하는거죠”
지혜양의 계획은 3년 뒤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다. 그 첫걸음이 바로 올해 수능시험 응시였던 것이다. 그렇다고 지혜양이 아무런 준비도 없이 막무간에 수능에 응시한 것은 아니다. 
지혜양은 2010년 12월 학교를 그만 둔 후 집에서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어머니는 지혜의 영어와 국어를, 아버지는 수학과 과학을 책임졌다. 성실함이 몸에 배인 지혜양은 부모님과의 공부가 재밌었는지 아침 5시 30분이면 가상해 공부를 하자고 보챘단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2011년 5월 검정고시 중학교 과정을 통과 한 후 일년도 채 되지 않은 올해 4월 고등학교 과정까지 통과 했다. 수능 응시 자격을 얻은 후 곧바로 수능준비에 들어간 지혜양은 7개월 간 수능시험을 대비해 공부에 전념했다. 그리고 지혜양 옆은 항상 ‘부모님의 헌신’이 든든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지혜양 교육을 위해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20여년만에 다시 고등학교 교과서를 잡았다는 어머니 조은주씨는 “어릴적부터 성실한 아이라 집에서 공부를 해도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하지만 부모들은 달랐죠. 지혜를 위해 이미 기억에서 사라진 내용을 다시 공부하고, 좋아하는 드라마도 포기하고…. 우리 부부의 생활은 사실상 없어진거죠”라며 웃음을 보인다.
14살의 나이에 고등교육을 마치고 수능까지 치렀다니 흔히 영재라 말할 수 있겠지만 지혜도, 어머니도 그저 평범한 학생이라고만 한다. 성실함과 정해진 목표가 있으면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
지혜양은 “검정고시나 수능을 준비하면서 관련 학원을 다닌 적이 한번도 없어요. 이렇게 말하면 잘 믿지 않겠지만 학원보다 집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좋아요. 부모님과 목표에 대해 더 많이 대화할 수 있는 것도 맘에 들고요”라고 말했다.
올해 수능에서 몇 점을 받을 수 있겠냐는 물음에 지혜양은 대인배의 모습을 취한다. 이번 수능은 동기부여가 된 것으로 충분하다는 것. 올해 점수가 낮게 나오더라도 남은시간 시나브로 점수를 향상시키면 된단다.
클린턴 미국대통령의 아내로, 미국 국무부 장관으로, 나아가 세계적인 여성정치지도자의 대표적인 인물로 알려진 ‘힐러리 클린턴’처럼 여성의 권익신장을 위한 일을 하고 싶다는 김지혜양. 그저 2013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연소 응시자로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기 보다는  자신의 꿈을 위해 실천해 나가는 대한민국의 한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란단다.
“수능 시험에 응시한 최연소자란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거에요. 하지만 부모님과 함께 수능을 준비하면서 나눈 추억은 오래오래 갈 것 같아요. 사람들도 저를 부모님과 함께 자신의 꿈을 키워 나가는 아이로 기억해줬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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