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수지지역에 와서 산지도 벌써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이제는 제법 용인이 고향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주변의 이웃도, 시의원도, 동장님도 친숙한 사람들이 되었으니 말이다.

또한 용인항일독립운동사연구회에 참여해 이사로서 활동하고 있으니 용인은 이제 타향살이가 아니라 바로 나의 고향이 된 셈이다.
학교에서 한국독립운동사를 공부하는 필자이고 보니 용인은 또 다른 애착이 가는 고장이다. 만주지역 항일운동의 영웅 여준, 김혁, 오광선, 이홍광 등 수많은 항일운동가들의 고향이 바로 이곳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많은 의병활동이 이루어진 곳이기도 하고, 민영환과 같은 애국지사들과 고려의 충신인 정몽주의 묘소 또한 이곳에 있어 충절의 고장이기도 하다. 더욱 필자를 더욱 감동시킨 것은 조선시대의 개혁가 조광조의 묘소와 그를 받드는 서원인 심곡서원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었다.

충절의 고장인 용인에서도 3·1운동 역시 활발히 전개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필자가 살고 있는 수지지역에서도 고기리, 동천리, 그리고 수지일대에서 만세운동이 활발히 전개되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에서의 만세운동을 기억하고 있는 이들을 거의 없다.

수지 일대는 토착해 살고 있던 원주민보다 새롭게 이주해 온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는 곳이다. 그러므로 그들은 용인지역의 역사적 전통과 지역정신 등에 대해 거의 모르고 살고 있다. 다만 서울로 출근하는 교통문제, 녹지훼손문제 등 생존과 직결된 문제들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극복하고 용인시민들이 하나의 공동체 의식을 갖기 위해서는 문화적 공동체 의식과 동질성을 확보하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용인지역에는 새로이 수많은 아파트들이 들어서고 아울러 공원들도 조성되고 있다. 이들 공원의 각 명칭을 용인이 배출한 애국지사나 역사적 인물로 하는 것도 한 방안일 것이다. 예컨대 조선시대 개혁가 조광조의 시호를 따 “문정공원"을 설치하고 아울러 그의 역사적 의미를 설명해 주면 좋을 것이다.

또한 용인의 역사와 문화, 수지의 역사와 문화, 용인지역의 문화재 등 지역의 역사적 전통을 알릴 수 있는 여러 문화강좌도 개설해 시민들의 문화적 정체성을 확보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시급한 과제가 아닌가 한다.

아울러 3·1절이나 광복절의 경우에는 독립운동사 강의도 바람직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학생 및 일반을 대상으로 우리고장 문화재 탐방 1일 코스를 개발하는 문제, 그리고 애국지사 묘소 및 독립운동가 후손 찾아뵙기 캠페인을 개최해 학생들의 봉사활동과 연계시키는 것도 큰 효과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제 용인은 단지 경제적인 생존의 공간으로서 뿐만 아니라 문화적 공간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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